"편의점 인프라 활용해 금융 서비스 확대해야"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편의점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은행도 편의점을 활용한 금융 인프라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강서진 연구원의 '편의점의 오프라인 인프라와 활용사례' 보고서를 보면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10년 이후 매년 10% 내외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른 속도로 소매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 만에 매출 12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한 해 거둔 매출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편의점의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2010년 2.5%에 불과했던 편의점 비중은 올해 3분기 5.1%를 차지하며 5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점포 수도 급증하고 있다. 2009년 1만4000개였던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작년 2만6000개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만9000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은행(7322곳), 주유소(1만5522곳), 약국(2만1365곳)보다 많은 것이다.
이에 따른 올해 편의점 점포당 인구는 1700명으로 6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편의점 점포당 인구는 2400명이다.
이처럼 국내 점포가 늘어나면서 일본의 경우처럼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 연구원은 설명했다.
일본 세븐은행은 1만8000곳 이상의 세븐일레븐 점포를 이용,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네트워크를 구축해 3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나서 연평균 15.5%의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ATM으로 입·출금, 송금, 카드론 등의 기본 서비스뿐 아니라 정기예금 가입, 해외송금, 수취 등 세븐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 대부분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서비스 덕택에 세븐은행은 594개 금융기관과 제휴했다. 이들로부터 받는 ATM 이용수수료가 전체 이익의 93.6%(작년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국내에서도 비금융 서비스 분야에선 편의점 활용도가 일본 못지않다.
국내 편의점은 택배 등 물류 서비스를 비롯해 세탁, 물품보관소, 티켓판매, 스마트폰 사진출력, 문서 프린트·복사, 토익성적표 발급 등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편의점의 편의성 때문에 국내 은행들도 '편의점 금융'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K뱅크는 GS25 점포에 1만개의 '24시간 무인점포'를 배치해 입출금 서비스뿐 아니라 계좌개설, 금융상품 가입, 소액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뿐 아니라 일반 시중은행들도 편의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강 연구원은 예측했다.
그는 국내 은행권이 영업점과 ATM을 줄여감에 따라 오프라인 접점이 약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보완책으로 편의점을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편의점은 오래 머무르는 장소가 아닌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빠르고 쉽게 처리 가능한 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