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대우조선에 4조2000억 유동성 지원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채권단이 올해 대규모 부실로 경영위기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 4조2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지원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산은)은 이사회에서 이런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산업은행은 최대 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수은)과 함께 신규 출자와 대출방식으로 총 4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은은 유동성 지원과 연계한 유상증자, 출자전환 등의 방식을 동원해 자본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 4000%까지 치솟을 수 있는 부채비율이 내년 말까지 500% 이하로 떨어지게 할 방침이다.
산은과 수은은 무역보험공사와 함께 대우조선에 신규 발급하는 선수금환급보증(RG)의 90%를 각각 같은 비율로 맡는다.
산은은 다음달 6일까지 채권은행 회의를 열어 대우조선과 경영정상화 협약(MOU)을 체결하고 자금지원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채권단의 지원을 계기로 인력과 조직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해양플랜트 인도가 마무리되는 내년 이후 직영 인력과 사내 외주 인력을 적정 생산규모에 맞게 축소하고, 수주규모를 발주량과 선가수준을 고려해 축소한다.
해양플랜트 비중을 10월 현재 50% 이상에서 40% 수준으로 낮춰 리스크 확산을 방지하기로 했다. 무리한 수주활동을 막기 위해 견적원가 산출의 정확도를 높이고, 수주의 질을 검증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채권은행들은 신규 수주의 수익성을 검증해 RG를 발급하는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총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이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모두 매각해 7500억원을 조달하고 향후 3년간 인적쇄신, 경비·자재비 절감, 공정 준수를 통한 지연배상금 축소 등으로 1조1000억 이상의 손익을 개선한다는 게 골자다.
이미 수립한 인적 쇄신안에 따라 현직 임원 6명과 비상근 고문 4명을 포함한 23명에 대해 퇴직 조치했다. 임원들의 임금 10∼20% 반납과 부장급 이상 일반직 직원 300명 권고사직, 임금피크제 강화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우망갈리아, 드윈드 등 해외 자회사와 골프장과 연수원을 보유한 FLC, 대우조선해양건설 등 비핵심 국내 자회사는 매각 또는 청산 등 방식으로 정리한다.
대우조선 노조는 경영정상화 때까지 임금을 동결하고 쟁의행위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채권단 요구 사항을 적극 수용한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무리한 경영활동과 취약한 경영관리가 부실의 원인이었다고 보고, 대우조선 전 경영진에 대해서는 검찰고발 등의 형사조치를 취하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키로 했다.
한편 감사원은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관리 실태를 감사해 책임을 묻고, 대우조선 회계분식 의혹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이 실사결과를 검토해 감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우조선 경영정상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민영화가 추진될 예정이다. 민영화 전까지는 산은, 수은, KEB하나은행, 농협은행으로 구성된 합동 경영관리단이 경영정상화 이행상황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