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회책임 경영' 자산규모 관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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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회책임 경영' 자산규모 관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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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회책임 경영' 자산규모 관계 없다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의 사회책임경영은 자산규모와 상관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사회책임투자 리서치기관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 61곳 중 상장 계열사가 1곳도 없는 14개 기업집단을 제외한 47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ESG 분석을 실시한 결과, 자산순위 2위인 한국전력공사가 가장 우수한 기업으로 선정됐다.

ESG 분석은 기업의 환경·사회기여, 지배구조 측면 등 비재무적 가치에 대한 평가다. 기업의 경영활동이 환경과 사회에 친화적일수록, 지배구조가 건전할수록 높은 점수가 부여돼 사회책임경영의 척도로 볼 수 있다.

1위인 한국전력은 한전기술, 한전KPS, 한국전력 등 계열사 모두 ESG 전 영역에 걸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한전기술은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을 받고, 하청업체에 대한 상생협력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활동으로 사회영역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자산순위 28위인 동부그룹이었다.

동부하이텍은 제품 개발에서 폐기단계까지 환경유해영향을 지속 평가하면서 환경안전보고서를 별도 발행하는 등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친환경보험상품을 개발하고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운영하면서 금융사로서 이례적으로 녹색경영체제 인증(GMS)을 받았다.

3위는  S-Oil(자산순위 35위)이 차지했다. 특히 사회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S-Oil은 퇴직자에 대해 법정 퇴직연금제도뿐 아니라 회사와 임직원이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은퇴 이후의 생활안정을 위한 재원을 함께 마련하는 새로운 연금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협력사에 대해서도 노동·인권·환경보호 의무 이행을 권장하면서 관련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산순위 56위인 아모레퍼시픽이 4위에 올랐다. 5위는 자산순위 43위의 한국타이어였다.

재계 순위 1위인 삼성의 사회책임경영 순위는 11위였다. 자산 3위인 현대차는 26위, 자산 5위인 SK는 19위에 각각 올랐다. 자산순위 7위인 롯데와 10위인 현대중공업은 각각 33위와 36위에 그쳤다.

낮은 평가를 받은 기업집단들은 주로 불투명하고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가 문제로 지적됐다.

25위인 한진그룹(자산 14위)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대표이사의 과도한 겸임이 저평가에 주효했다. 조 회장은 한진칼 외에도 한진해운, 한진정보통신 등 8개사의 이사직을 맡고 있다. 조 대표이사는 유니컨버스, 토파스여행정보 등 11곳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사 보수를 과도하게 책정한 점도 감점요소로 작용했다. 직원 평균보수 대비 이사 최고보수가 102배에 달했다.

32위 효성(자산 33위)도 유사한 행태를 보였다. 이상운 대표이사는 노틸러스효성을 비롯한 15개 계열사에서, 조현준 사내이사는 효성ITX를 비롯한 10개사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었다. 일부 사외이사가 10년 이상 장기 재직하고 있는 점도 감점요인이었다.

33위의 롯데와 41위의 영풍 역시 총수일가의 과도한 겸임이 문제로 지적됐다.

서스틴베스트 관계자는 "사내이사의 과도한 겸임은 상법에 규정된 이사의 충실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적절치 못한 요소로 평가된다"며 "이는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호출자제한 기업을 지정해 규제하는 취지와 배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폭스바겐의 불투명하고 방만한 경영 역시 이사회의 경영의사결정과정에서 생긴 문제"라며 "특정 대주주의 전횡에 휘둘리지 않는 이사회의 독립적이고 충실한 의무 수행은 거대 기업의 존속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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