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위' HK저축은행 매각 '표류'…'대형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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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위' HK저축은행 매각 '표류'…'대형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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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최고금리 인하 등 업계 침체… JT친애저축·JT저축 합병 '미지근'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업계 2위 HK저축은행(대표 이명섭)의 매각이 사실상 '표류' 하면서 '대형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를 맞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대표 윤병묵)과 JT저축은행(대표 최성욱) 합병도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업계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대부업 최고법정금리 인하, 시중은행들의 중금리 신용대출 확대 등에 따른 저축은행들의 수익성 악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시중은행 중금리 대출 등 '압박'…영업점 확보 '혈안'

SBI저축은행과 같은 대형사와의 합병을 통해 전국 영업망을 확보, 소비자 스킨십을 늘리며 위기를 극복하려 했던 HK저축은행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탄탄한 자산구조를 자랑하던 HK저축은행의 매각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HK저축은행이 최근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12일 SBI저축은행, 한국토지신탁,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 등이 본 입찰에 참여했었다. 진통 끝에 JC플라워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매각가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HK저축은행의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3000억원대의 매각가를 희망하지만 업계에서는 1000억원대를 적정가로 보고 있다.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SBI저축은행은 사실상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본 입찰 이후 1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SBI저축은행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게 아니었다면 이미 마케팅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련의 과정은 매각 주간사가 주도하는 것"이라며 "HK저축은행은 매각의 대상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진행 과정은 사측에서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해석되는 악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최고 대출금리를 현행 연 34.9%에서 연 29.9%로 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한 게 뼈아팠다.

대부업 최고금리가 하락하면 저축은행 또한 금리인하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금리는 15.98% 수준이다.

이 가운데 최근 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저축은행 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은 연 6.89~7.69% 금리의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을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연 5~9%의 중금리 상품인 '위비 모바일 대출'을 내놨다. 하나은행도 연 6~10% 수준의 '하나 이지세이브론'을 출시했다.

작년 말 기준 자산 1조9954억원으로 업계 2위 자리를 유지 중인 HK저축은행이지만 그 매력도가 하락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수익성 저하 우려로 더 많은 영업점을 확보, 소비자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 "JT브랜드 익숙지 않아…올해 합병 어려워"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의 통합 작업도 쉽지 않다.

지난 6일 친애저축은행은 'JT친애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일본계 종합금융그룹 J트러스트(JTRUST)그룹의 JT친애저축은행, JT캐피탈, JT저축은행 3개사가 JT브랜드로 통일됐다.

그 동안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친애' 간판을 두고 JT저축은행과의 합병 절차에 잡음이 일었던 상황. 사명 변경으로 일단락 됐지만 합병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통합 작업을 고려하면 JT로 변경하는 게 맞다"면서도 "100억원 가까이 들여 '친애'라는 이름을 소비자에 알려왔기 때문에 일단은 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소비자들이 'JT' 브랜드에 익숙지 않아 이를 알리는 작업이 끝나면 JT저축은행과의 합병이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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