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신흥국 경제성장률…'극과 극'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성장률 추이가 눈에 띄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 성장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데 반해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국제통화기금(IMF)과 국내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선진국 성장률은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개도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성장률은 2009년 이후 가장 낮게 떨어졌다.
2011년 1.7%를 보였던 선진국 성장률은 2012년 1.5%, 2013년 1.4%로 소폭 더 밀렸으나 지난해 1.8%로 반등했다.
개도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4.6%로 2009년(2.8%)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개도국을 제외한 신흥국의 성장률은 2012년 5.2%, 2013년 5.0%, 2014년 4.6%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1년 저점을 찍은 미국과 유로존이 회복세를 보이며 선진국 성장률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개도국을 포함한 신흥국은 2012년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듯했으나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재차 떨어졌다.
IMF에 따르면 올해도 선진국 성장률은 2.4%로 상승하나 신흥국과 개도국은 4.3%로 작년보다 0.3% 포인트 떨어질 전망이다.
삼성증권이 전날 발표한 보고서도 올해 선진국 성장률이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인 2.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신흥국 전망치는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인 4.4%를 제시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터키와 인도네시아의 취약한 성장률에다 브라질과 러시아의 급격한 위축, 그리고 다른 개도국의 (부진한) 성장률이 유럽과 일본의 견조한 성장률을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 이후 개도국은 글로벌 성장의 엔진이었으나 이제는 더 어려운 경제 여건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진국이 2008년 금융위기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 동안 은행시스템이 상대적으로 탄력적이고 외환보유액이 많은 다수의 중진국(middle-income nation)이 혼란을 이겨내고 빠른 속도로 다시 성장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중진국, 즉 신흥국의 추세 성장률은 둔화했다.
신흥국의 취약한 생산성이 지난 수년 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건 미국이 양적완화에 나선 한편 상품가격이 강세를 유지한 덕분이라고 FT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