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 때 고령사회 진입 4년 늦춰져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남북한이 통일되더라도 고령사회 진입 시기를 고작 4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최지영 전문연구원은 '북한 인구구조의 변화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2일 이같이 밝혔다. 남북한 통합 때 연령별 인구구조 추이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2010년 현재 2.0명으로 1.2명인 남한보다는 높지만 1990년(2.3명)과 대비해서는 하락했다.
기대수명 증가로 인구고령화도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속도가 남한처럼 빠르지는 않으나 북한은 이미 2004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7% 이상인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다. 2030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14% 이상인 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남북한이 당장 통합할 경우 애초 2018년으로 예상되는 남한의 고령사회 진입 시점이 2022년으로 4년 지연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인구가 통합되더라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2015년)는 연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남한 인구가 북한의 2배에 달하고, 북한 역시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학적 이행 단계에 진입한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최 연구원은 2020년 기준 남북한의 생산가능인구 비중과 고령인구 비중이 각각 70.7%, 13.3%로 1990년 당시 각각 9.1%, 15%였던 독일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남북한의 연령별 인구구조가 독일 통일 당시와 유사한 상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고령화가 진행되는 속도는 통일 직후 독일보다 현 남북한이 더 빠르다"며 "통일 이후 북한의 고령인구에 대한 연금지급 등으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통일 직후 동독 지역의 합계출산율이 1.5명에서 0.8명으로 감소한 것과 같이 통일 후 사회경제적 혼란으로 남북한 출산율이 급락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우 고령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독일 통일의 경험을 참고해 남북한 통합 이후 북한 지역의 출산율과 고령인구 영향으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