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號 한은 1년의 명암…"소통 실패" 지적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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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號 한은 1년의 명암…"소통 실패" 지적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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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號 한은 1년의 명암…"소통 실패" 지적 많아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달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첫 한은 총재로서 여야와 금융시장으로부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으며 출발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다.

3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현 경제 상황을 보는 시각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소통 부족과 신뢰 상실이라는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평점이 낮다.

국민과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중앙은행의 신뢰를 높이겠다던 그의 취임 초 발언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나 여당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예고 없이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마저 의심받기까지 했다.

작년 3월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이주열 당시 총재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도덕성 등 신상에 관한 지적이 거의 나오지 않고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기획재정위는 여야간 특별한 공방이나 소동 없이 청문회를 진행한 뒤 곧바로 전체회의를 속개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한은 총재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선 것은 이 총재가 처음이었으며 당시 청문회의 매끄러운 진행은 이 총재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비교적 좋았기 때문이었다. 한은 총재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2012년 한은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당시 그는 금융시장에서도 후한 평가를 끌어냈다.

이 총재는 당시 청문회 답변서에서 통화정책 성패의 관건으로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꼽으면서 "신뢰를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속한 대로 행동하는 언행일치 전통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4월1일 취임식에서도 "통화정책의 핵심은 경제주체의 기대를 관리하는 데 있다"며 "일관성 있고 예측가능한 정책운용을 통해 정책효과를 높여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에 대한 기대와 호평은 오래가지 않았다.

5월까지도 "금리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면 2∼3개월 전에 시그널(신호)을 줘야 한다"던 이 총재가 '금리 동결' 차선에서 갑자기 '금리 인하' 차선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7월 그 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내리면서 "향후 성장경로에 하방 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고서 8월에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25%로 내렸다.

경제정책의 사령탑이 현오석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정권 실세 중 1명으로 통하는 최경환 현 부총리로 넘어가던 시기여서 시장의 의혹은 더 컸다.

과거 금통위원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부총리가 바뀌고서 정부가 가계부채를 늘리려 하는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면서 중앙은행은 부채증가 억제 등 정부의 성장논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 총재는 올해 3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으며 역시 올해 인하 때에도 '깜짝 인하 결정' 때문에 소통부족이 지적됐다.

국회 기획재정위 때 그는 "강력한 시그널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제가 성장) 전망 경로를 이탈하면 통화정책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을 말씀 드렸다"고 해명했지만 소통 부족에 대한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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