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1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사상처음'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가계대출 비수기인 1월에 사상 처음으로 은행·비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늘었다.
1월은 연말 상여금이 지급되고 주택거래가 뜸해 보통은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달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상호신용금고 등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746조5000억원으로 1달 새 7000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3년 10월 이후 은행·비은행의 1월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증가했던 적은 없었다.
1월 가계대출은 2012년 3조4000억원, 2013년 3조6000억원, 지난해에는 2조원 줄었다. 지난 11년간 평균 감소 폭은 1조7000억원이다.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 현상은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저금리로 주택거래가 호조를 보인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월 중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7만9320건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34.1% 증가했다. 2006년 이후 1월 거래량으로는 최대치로, 주택경기가 좋았던 2007년 1월보다도 많았다.
'전세난'에 지친 임차인들이 주택 매매로 돌아서고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으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 지난 1월 은행·비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62조원으로 1달 새 1조4000억원 늘었다.
은행 주담대 잔액이 1조5000억원 증가했고, 비은행은 주담대 중 일부가 은행권으로 이동하면서 잔액이 1000억원 줄었다.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등의 기타대출 잔액은 284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8000억원 감소했다.
1월 가계대출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경우 3조5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비수도권은 4조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모두 증가 폭이 전월보다 축소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한 포럼에서 "단순히 총량을 갖고 가계부채 문제를 평가하면 안 된다"며 "가계부채 총량이 늘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관리되고, 자산 시장이 받쳐준다면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리가 인하되면 가계·기업대출이 늘어나는 것이 정상"이라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해 2금융권(비은행)에서 1금융권(은행)으로 대출이 이동한 점이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