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KDI 금리인하 주장 과해…구조적 문제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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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KDI 금리인하 주장 과해…구조적 문제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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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KDI 금리인하 주장 과해…구조적 문제가 원인"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하방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론을 펼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주장을 일축했다.

저성장·저물가 기조에서 탈피하려면 통화정책에 의존하기보다는 경제 구조개혁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11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장일치로 현 2.0%의 기준금리가 동결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KDI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데 디플레이션의 원론적 정의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실물경제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우려는 저성장·저물가의 고착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각각 1.8%, 2.3%로 내놨다"며 "3%대 성장과 1∼2%대 물가상승률을 디플레이션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디플레이션이 우려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과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향후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을 시사했다.

그는 "경제 여건 등의 변화가 있으면 전망치가 바뀔 수밖에 없다"며 "지난번 전망치 발표 시점인 10월 이후 2달간 변화를 보면 분명히 내년 성장률 3.9% 전망치를 유지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경제 부진이 생각보다 더 좋지 않고 중국 경제도 성장세 둔화가 눈에 띄게 보인다"며 "국내 요인을 봐도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생각보다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저성장·저물가 기조에 대해서는 경기순환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언급했다. 통화정책보다는 규제개혁이나 구조조정 등 구조 개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총재는 "2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와 정부의 정책 노력에도 실물경기가 만족스럽게 살아나지 않는 것은 (저성장이) 경기순환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 탓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일본이 1990년대 이후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진 이유도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아베노믹스가 주춤한 것도 통화정책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 문제도 통화정책 수단보다는 금융감독의 제도 보완 등 미시적 대응책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는 전체 경제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거시 정책 변수인 만큼 가계부채 때문에 통화정책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경기 회복 심리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8월과 10월에) 금리를 내렸던 것"이라며 "가계부채 문제는 금리로 해결할 사항은 아니고 미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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