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진 저소득층, 가처분소득 70% 부채상환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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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진 저소득층, 가처분소득 70% 부채상환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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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소득 하위 20% 계층 중에서 빚이 있는 가구는 가처분소득 중 70% 가량을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회생 신청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7일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 등이 조사한 '2014년 가계금융·복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 중 절반가량인 48.7%는 금융부채를 갖고 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은 평균 68.7%에 달했다.

DSR는 2011년 45.3%, 2012년 42.2% 등 40%대에 머물러 있었으나 지난해 급등했다.

40%만 넘어도 상환능력에 비해 과다한 채무를 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소득에서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빼고 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 중 40%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단계에서는 채무상환 능력이 의심받는 것이다.

특히 이 조사는 3년째 같은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진 패널조사인 만큼 대상 가구의 재무 상황에 큰 변화가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빚을 진 1분위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2012년 가구당 연간 733만원에서 지난해 738만원으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가구당 금융부채는 2012년말 2188만원에서 작년말 2590만원으로 18.4%나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1분위 가구의 대출이 늘어난데다 대출상품에서 원리금균등분할이나 원금분할 상환의 비중이 커진 것도 DSR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가구라면 소득 중 69%를 빚을 갚으면서 생활하는 것은 무리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 가구의 다수는 노인 가구라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과다한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개인회생 신청 등 극한 상황에 놓인 개인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작년 1년간 개인회생 신청은 10만5885건으로 전년보다 17.2%나 늘면서 사상 처음 10만건을 돌파했다. 올해도 9월까지 이미 8만3847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8.8% 증가해 다시 10만건을 넘을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국정감사 답변에서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는 임계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었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은 평균 21.5%로 전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빚이 있는 가구들만 보면 이 비율은 전년 24.5%에서 26.9%로 악화됐으며 소득 분위별로도 정도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상승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노후 불안과 함께 가계 부채가 내수 부진의 주된 이유가 됐다"며 "가계가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과거와는 달리 빚을 얻더라도 소비를 더 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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