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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싼 게 비지떡'이란 속담이 있다.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요리해 먹던 것이 비지떡인데, 싼 값에 먹지만 그만큼 품질이 나쁘다는 뜻이다.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최근 저렴한 이용료와 공격적인 노선 확장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스스로를 '비지떡'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소비자 불만이 핵심이다.
한국소비자원의 국내 저가항공사 관련 소비자 불만 상담은 지난해 373건이었다. 그랬던 것이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11건이나 접수됐다. 하반기 집계를 포함하면 최소 10%이상 불만율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저가항공사들의 안전문제와 서비스문제가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달 28일 김해공항에서는 에어부산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 직후 뒷바퀴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12일에는 항공기 이륙 직전 엔진 이상이 발견돼 5시간 지연되기도 했으며, 지난달 4일에도 기체결함으로 항공기 2편이 결항됐다.
또 지난 7월26일에는 제주항공이 안전 문제로 중국 운항 허가를 못 받아 항공편이 출발 직전에 결항되기도 했다.
'서비스 질'도 도마위에 오르는 단골 메뉴다. 지난 8월 진에어 항공기에서 바퀴벌레가 탑승객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다. 좁은 공간, 저질 기내식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은 온·오프라인 상에서 쉽게 접할수 있다.
그럼에도 주말의 경우 국내 대형 항공사들과 이용요금이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실소를 자아낸다.
일부 노선에서 저가항공 4개사의 주말 최고가 왕복요금은 21만8000원대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4만6200원으로 가격차이는 약 3만원에 불과했다.
심지어 티켓가격을 싸게 보이도록하기 위한 가격표기 '꼼수'도 횡행하고 있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 등 추가로 붙는 가격을 제외한 금액을 홈페이지 상에 표시한다. 합산가격은 눈에 띄지 않도록 꽁꽁 숨겨 놨다.
가령 6만9000원에 항공권을 구매했다 하더라도 최종 결제되는 금액은 약 15만원으로 올라가게 된다.
이쯤 되면 '비싼 비지떡'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 소비자들은 저가항공을 애용하고 있다. 저가항공사 국제선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6,8%에서 올 상반기에는 9.4%로 상승했다. 국내선 점유율도 48.5%로 절반에 육박했다.
하지만 해외 저가항공사들의 활발한 진출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들의 저가항공사 설립이 예고되고 있다. 업체가 늘어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금처럼 해이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철저한 안전관리, 서비스 개선을 통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해 '비지떡'이 아님을 입증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