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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덥다. 장마가 비켜나니 뙤약볕의 기세가 대단하다.
여성들에게 여간 불편한 계절이 아닐 수 없다. 보송보송한 첫 화장은 집을 나선지 30분도 되지 않아 녹아 내린다. 뜨거운 볕에 기미 주근깨가 생길까 부쩍 신경도 쓰인다.
이런 날씨에는 자외선차단제(썬크림)가 특수를 누리며 여름 화장품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여성들의 열망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지금처럼 썬크림 사용이 보편화되기까지 화장품업계의 공포심 마케팅도 한몫 거들었다.
자외선이 피부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는 화장품이기 이전에 생활필수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 규칙도 있다.
외출 시에는 물론 실내에서도, 흐린 날도, 4계절 내내, 양은 듬뿍, 2-3시간 간격으로 자주, 아이들의 경우 생후 6개월부터 바르는 게 좋다는 권장사항이 썬크림 사용의 상식처럼 통한다.
형광등의 자외선, 창문을 투과하는 자외선UVA 등으로 실내도 바깥만큼이나 안전하지 않다는 게 이유다.
사실상 썬크림은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멜라닌 색소 부족으로 피부암 발병률이 동양인보다 수십 배 높게 나타나는 서양인을 위해 만들어졌다.
동양인인 우리가 자외선에 대한 심리적 불안으로 습관적, 맹목적으로 바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일조량이 적은 북유럽 여성들보다 오히려 우리나라 여성들의 비타민D 결핍이 더 심각하다고 한다. 강박적으로 햇볕을 피해 다니고 자외선차단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탓이다.
굳이 영양제 등으로 보충하지 않아도 비타민D는 햇볕을 쬐면 체내에서 저절로 생성된다. 전문가들은 야외에 나갈 때 하루 20분 정도는 볕에 직접 노출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하루 종일 실내에서 일하는 직장인 여성이 출퇴근 20분 정도 햇볕에 노출된다고 가정하면 사실상 자외선차단제가 불필요한 셈이다.
물론 기자는 의사가 아니다. 하지만 원칙은 있다. '자연스러운 게 가장 건강하다'는 것이다. 우리 몸도 자연이기 때문이다.
과유불급, 피부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덧바르고 가리기에 급급하기 전에 업체의 상술을 맹신하는 건 아닌지, 때로는 자연 그대로가 정답은 아닌지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