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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국내 보험업계가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모바일 전자청약'이 개인정보유출가능성 여부를 놓고 시끄럽다.
기존 종이서류 대신 태블릿PC와 같은 IT기기를 통한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편의성'은 높아진 반면 해킹과 같은 외부공격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모바일 전자청약 시스템 확대 '전문가 사이에서는 반대'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들은 태블릿 PC의 전자서명만으로 보험청약을 가능케 하는 모바일 전자청약 시스템 도입을 늘리고 있다.
기존 보험가입에 필요했던 상품설명서나 가입설계서, 청약서와 같은 종이서류 없이 태블릿PC를 통해 사인만 받으면 된다.
해당시스템을 도입해 활용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보험사는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신한생명, 동양생명 등 총 22곳. 전체 회원사 38곳(손보 14개, 생보 24개)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보험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데다 고객편의도 증진되는 장점에 이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보험설계사와 고객이 만나 약관을 파악하고 계약서에 서명하는 등의 번거로운 절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유지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도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달콤한 유혹이다.
실제 한화손보는 전자청약 시스템 도입 후 약 230만여장의 종이를 줄이고, 240t 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켰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1월부터 모바일 전자청약을 도입, 3900만원의 절감효과를 봤다.
이 같은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와 IT업계 일각에서는 시스템 변화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나오고 있다.
종이에 비해 가독성이 떨어지는 태블릿PC로 인해 소비자가 약관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다.
삼성경제연구소 전진 수석연구원은 "태블릿PC의 경우 종이에 비해 소비자의 집중도가 떨어져 꼼꼼하게 못볼수 있는 측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해킹이나 태블릿PC 분실을 통해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될 수 있는 것은 특히 문제다.
◆ "공인인증서, 암호, 원격조종 3중 방어체계 구축"
전 연구원은 "IT 보안업체가 모바일 전자청약이 완벽하게 고객정보를 막을수 있다고 장담을 못한다"며 "설계사가 태블릿PC를 잃어버렸을 경우 기기 안에 들어있는 정보 유출의 가능성이 있어 보안에 취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험사들의 의견은 달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일부 고객이 (태블릿PC를 통해) 약관을 보는데 불편할 수 있지만 그런 분들만을 대상으로 (종이에) 인쇄해서 약관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블릿PC 분실을 대비해 고객정보는 무조건 중앙서버에 기록하도록 만들어져 분실이나 해킹 위협은 없다고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공인인증서와 암호, 원격조종의 3중 방어체계를 구축했다"며 "금융감독원에 보안성 심의 통과를 받았으며 해킹 방어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