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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개찰구를 지나고 있는데 한 외국인이 말을 걸어왔다. 브라질 여행객이라는 그는 공항철도 타는 곳을 찾고 있었다.
말로 설명하기 보다는 직접 안내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 공항철도 방향으로 앞장섰다. 서울역 지하철 출구에서 공항철도 탑승구까지는 성인의 보통 걸음으로 7분 정도가 걸린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온 뒤 서울역사를 관통해 다시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내국인도 당황할 만큼 복잡한 구조는 미로를 방불케 한다.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는 그에게 공항철도 찾기란 진땀을 빼는 일이었을 것이다.
우선 공항철도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드문데다가 방향 표시도 혼란스러워 제시간에 비행기를 탈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그는 난감해 했다.
공항철도 탑승구까지 안내해주고 돌아오는 길에 서울역 일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여행 안내센터만 덩그러니 있을 뿐 넓은 역사 내·외부에 외국인 관광객을 도와줄 도우미는 찾을 수가 없었다. 방향 안내문이 거의 없는데가가 화살표 방향도 중구난방이었다.
서울역은 주요 관광지로 꼽히는 시청과 명동을 연결하는 1·4호선 환승역이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바로 갈수 있는 공항철도가 있어 하루에도 수많은 외국인들이 지나는 곳이다.
서울역에 위치한 대형마트는 외국인 관광객을 응대하는 도우미가 있다. 이들의 간단한 회화 몇 마디가 마트를 방문한 외국인들에게는 큰 의지가 된다. 이는 단기적인 매출 증진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다. 관광객에 대한 작은 배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하고 재방문으로 이어진다.
한 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섰다. 2010년 이후 해마다 100만 명 정도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등 주무 부서는 관광산업 규제완화,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 코리아그랜드세일 등을 추진해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거시적인 정책이나 프로젝트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외국인 방문객이 피부로 느끼는 만족감은 사소하고 기본적인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외국관광객이 어디 서울역뿐이겠는가.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