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용산전자상가 '용팔이' 아직도 건재하다?
상태바
[기자수첩] 용산전자상가 '용팔이' 아직도 건재하다?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11월 05일 08시 16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 지인의 부탁으로 노트북 5대를 급하게 구매하게 됐다. 저렴한 가격에 당일배송까지 가능하다는 소문을 듣고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노트북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저렴한 가격에 빠른 배송까지 가능한 제품을 발견했다. 판매처는 서울시 용산전자상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물량을 확인하기 위해 판매처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판매자는 해당 노트북의 물량이 충분하고 주문 다음날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라도 빨리 노트북이 필요했기 때문에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판매자에게 배송일을 재차 확인하고 대금을 지불했다. 다음날 사무실에 배송된 물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배송될 노트북을 기다리다 해질 무렵 판매처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판매자는 전날과는 전혀 다른 얘기를 늘어놨다. 주문한 노트북의 재고 물량이 없다며 다음주 말 경에나 배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매 당시 판매자가 언급한 '충분한 물량'과 '빠른 배송'이 모두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결국 해당 구매는 취소되고 환불을 받기로 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상인을 낮은 말로 '용팔이'라고 지칭한다. 이 단어는 특정 직종이나 판매되는 상품의 질을 낮춰 부르는 게 아니다. 이는 판매자들의 상술을 겨냥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는 오랫동안 전자제품 시장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판매자들의 불친절함과 사기에 가까운 상술은 소비자들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현재 용산전자상가의 상인들은 '용팔이'는 수년 전 통용되었던 비속어이며 지금은 소비자 만족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한다고 말한다. 좋지 않은 이미지가 용산전자상가에 남아있어 선량한 상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안하지만 여전히 '용팔이'는 건재하다.

온라인 오픈마켓이 활성화 되면서 용산의 상인들이 온라인 시장으로 유입됐다. 수년 전 용산 거리에서 소비자가 느꼈던 불쾌함이 온라인 시장에서 재현되고 있다. 조금 비싼 가격을 지불해도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게 안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유명 제조사들이 온라인에서 직접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각종 할인 혜택과 이벤트를 이용한다면 낮은 가격으로 구매도 가능하다.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이 '용팔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로워 지기 위해서는 스스로 달라져야 한다.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이상 용산전자상가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