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통주의 세계화…위생관리는 구멍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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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통주의 세계화…위생관리는 구멍가게(?)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10월 22일 0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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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주점은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막걸리를 주로 파는 가게다. 일본인 관광객들로 보이는 3명의 여성들도 막걸리와 김치전을 시켰다.

점원이 "맛있냐"고 묻자 이들은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특히 막걸리병을 가리키며 짧은 한국어 실력으로 "맛있다"를 외쳤다.

한류열풍에 힘입어 막걸리를 비롯한 전통주를 찾는 외국인들은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막걸리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2008년 수출액인 442만 달러보다 무려 11배 이상 증가했다. 대일 막걸리 수출 증가율은 210%에 달한다.

주세율 경감, 면허기준 완화, 소비자 직거래 허용 등 정부 지원으로 전통주 제조업체 수는 2000년 115개에서 작년 576개로 증가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영세성은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통주 업체들의 상용 직원은 평균 4명 내외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류의 위생적 취급에 대한 인식 및 설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윤인순 민주통합당 의원은 식약청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류제조업체의 위생관리 상태가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주종별로 탁주, 약주, 과실주 등 전통주 제조장 위생수준이 가장 열악했다. 벌레나 쥐 등의 침입을 막는 방충시설이 없는 곳이 다수였다. 작업장 벽과 천정에 곰팡이 등이 발생한 곳도 있다. 막걸리 같은 전통주를 생산하는 영세 사업체의 관리가 부실하다는 얘기다.

질적 성장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때다. 전통주를 만든다는 이유로, 제조장 규모가 영세하다는 이유로 잘못을 눈감아 줄 수는 없다.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업체 스스로 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람이 먹고 마시는 제품을 만드는 업체에게 위생관리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문제다. 제품의 품질은 물론 회사의 외적 성장과도 연결된다.

국내소비자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까지 우리 전통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세 업체니까 대충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회사 규모가 크든 작든 제품 생산 및 관리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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