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②] 롯데케미칼의 잇따른 부진, 그룹에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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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②] 롯데케미칼의 잇따른 부진, 그룹에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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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침체에 이차전지 관련 인수 성과 '저조'
수익성 저하·재무구조 악화…그룹 재무건전성·신용도 '악영향'
그룹의 향방이 안갯속에 놓인 것처럼 안개가 잔뜩 낀 롯데월드타워 이미지. 수익성 악화로 2조 원 규모의 회사채 약정 위기에 직면했던 롯데케미칼은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며 간신히 시장 신뢰를 방어했다. 그룹의 상징성을 지닌 핵심 자산을 내건 초유의 조치였다.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침체에 더해 이차전지 소재 진출을 위한 대규모 인수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그룹에 치명타를 날렸다. 

롯데케미칼은 수익성이 저하되고, 재무 구조까지 악화되며 그룹의 재무 건전성은 물론 전체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의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23년 3477억 원에서 2024년 8941억 원으로 1년만에 급증했다. 주력 사업인 나프타 분해(NCC) 기반 범용 제품 중심의 수익 구조가 한계에 봉착한 데다, 해상 운임 상승과 설비 정비 등으로 고정비도 늘었다. 여기에 친환경·고부가 전환을 위한 신성장 사업 부문과 관련해서도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올해 1분기 4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추진한 인수합병(M&A) 전략도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약 2조7000억 원을 들여 이차전지 동박 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미래차 소재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이 회사는 2023년부터 적자 전환됐고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대했던 고부가 소재 시장 진출이 오히려 재무 부담으로 돌아온 셈이다.

비(非)화학 분야 확장 시도도 번번이 좌절됐다. 10년 넘게 공들인 수처리 사업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결국 올해 매각 수순을 밟았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동남아 고순도 에틸렌 생산시설(라인 프로젝트) 역시 수익 실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은 자산 매각과 계열사 지분 처분 등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2024년 상반기에는 파키스탄 자회사 LCPL 지분 75.01%를 매각하고,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 25%를 통해 약 7500억 원을 조달했다. 일본 레조낙, 미국 EG 법인 지분도 매각했고,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법인은 청산했다. 최근에는 수처리 사업을 시노펙스 자회사에 넘기며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응책만으로는 롯데케미칼의 구조적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수년간 대규모 투자와 자산 매각, 계열사 지분 처분 등으로 현금을 확보해 급한 불은 껐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24년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부채비율은 약 73%로 전년 대비 상승했으며, 순차입금도 3조 원을 넘어서며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수익성 악화로 인해 2조 원 규모의 회사채 약정 위반 위기에 직면했을 당시 롯데그룹은 상징성과도 같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는 조치를 통해 간신히 시장 신뢰를 방어했다. 이는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가 화학 계열사에서 촉발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단기 유동성 확보가 미래 수익 모델 부재로 인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은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에 수조 원을 투입하며 방향 전환을 시도했지만, 해당 분야에서도 경쟁력 있는 수익 구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주력이었던 석유화학 부문은 시황 부진과 공급 과잉으로 실적 회복이 불투명한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에서도 성과가 나오지 않자 '화학 명가'라는 위상조차 흔들리고 있다는 내부 평가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핵심 계열사였지만, 현재는 유동성 리스크와 전략적 모호성이 동시에 터져 나오는 복합 위기 상황"이라며 "이차전지, 수소, 스페셜티 소재 등 신규사업군 대부분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장기적인 생존 전략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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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철 2025-06-23 09:32:49
엥간히 해라
기레기야 재탕 삼탕 사탕 오탕
징글징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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