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2구역 조감도.[서울시]](/news/photo/202504/641717_557859_640.jpeg)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국내 재건축 사업 '최대어' 서울 강남구 압구정 2구역 수주전이 사실상 본격화됐다.
이번 수주전은 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서울특별시가 정비계획을 확정했고, 조합 또한 6월 중 시공사 선정을 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양사는 용산 한남4구역에 이어 또다시 한번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압구정 현대아파트', '압구정現代', '압구정 현대' '압구정 現代아파트' 상표 등록을 마쳤다.
압구정 2구역은 현대건설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해당 지역은 지난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 9·11·12차 3개 단지로 구성돼 있다. 현대건설이 사실상 터를 잡고 성장해 온 '현대타운'인 셈이다.
아파트와 함께 1985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 회장이 압구정에 '현대고등학교'를 세우기도 하며 '압구정=현대'라는 이미지가 짙다.
이처럼 오랜 기간 압구정이라는 동네를 상징하는 단어로 '현대'가 함께 쓰인 만큼 현대건설의 입장에선 이번 수주전 역시 온 힘을 다할 만한 동기부여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네이밍 상표등록 마케팅 외에도 현대건설은 현대아파트에 얽힌 고객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공모전까지 개최하며 유대감을 강조하는 등 주민들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이를 통해 50년 전 현대아파트를 시공했던 브랜드 헤리티지를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현대건설은 지난 2023년 말 '압구정재건축수주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압구정2구역 수주를 위한 작업을 일찌감치 시작해 왔다.
단순히 현대아파트를 새로운 현대로 다시 짓는 것을 넘어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건설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쏟겠다고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최근 현대건설은 '압구정재건축영업팀'을 신설하고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정비사업 관련 정예멤버를 꾸려 압구정 2구역에 배치하며 수주를 위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한남 재정비 4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꺾고 승리를 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수주전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포석이다.
![지난 1월 현대건설을 꺾고 한남 4구역 수주전을 승리한 삼성물산.[연합]](/news/photo/202504/641717_557861_741.jpeg)
삼성물산 역시 오세철 사장 주도로 정비사업팀 1군을 강남사업소로 집결시키며 사실상 '압구정 필승 체제'를 구축했다.
최근 진행된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 송파구 '잠실 우성 1·2·3차' 등 알짜 단지에 입찰하지 않은 것도 압구정 2구역에 모든 전사적 역량을 쏟고자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압구정 재건축 구역은 단순히 정비사업을 수주하는 것이 아닌 서울시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조성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곳"이라며 "이미 오랜기간 공을 들여온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2파전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건설의 경우 1980년대 압구정을 시작으로 건설업의 성장을 이끌어 온 그룹의 앞마당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잇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강할 것"이라며 "삼성물산 역시 한남 4구역에 이어 강남권 한강변 랜드마크 입지인 압구정 재건축 구역에 래미안 깃발을 세우기 위한 의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압구정 2구역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방식 재건축을 통해 오는 6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가 유력하다. 신현대아파트 9·11·12차 3개 단지를 최고 65층, 총 2671가구로 새단장하는 프로젝트로 총 공사비 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