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리츠 자산 100조원 달성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news/photo/202504/640751_556744_4528.jpeg)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부동산 자산 수익을 통한 배당 상품인 '리츠(REITs)' 역시 인기가 꺾였다.
리테일, 오피스 등의 자산을 담은 민간리츠 부분은 수익성이 낮아지며 불안한 운용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운용 중인 지방 미분양 매입 등을 담은 CR리츠, 공공개발에 투자하는 시민리츠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이 케이원제3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로 운용 중인 옛 롯데마트 동대전점이 최근 경매로 넘어갔다.
이곳은 7년 전 롯데마트 폐점 이후 공실 문제를 겪으면서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결국 해당 자산이 이자 등을 납부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서 리츠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통상 리츠는 자산으로 편입한 부동산을 운용하면서 얻는 수익으로 배당금을 분배하는 구조다. 그러나 해당 리츠의 경우 롯데마트 폐점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별다른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수익을 올리지 못했고, 결국 투자자들에게도 제대로 배당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 외에도 최근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인해 리츠 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은 홈플러스 점포를 매입 후 임대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리츠 관련 신용부채(크레딧)에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현재 홈플러스 관련 자산을 포함한 리츠로는 유징PSG자산운용의 유징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코리아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 제126호, 코람코자산운용의 코람코한국밸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63호 등이 있다.
KB부동산신탁, 신한리츠운용, 대한토지신탁 등도 리츠를 통해 홈플러스 관련 자산을 운용 중이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대부분의 점포를 매각한 후 임차해 사용하는 '세일즈 앤 리스백' 형태로 운영 중이다.
대부분의 점포가 건설사와 운용사 등에 매각됐고, 임대나 개발을 통한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배당된다.
그러나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홈플러스 점포를 매입해 임대 수익을 얻고 있는 부동산펀드와 리츠가 점포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원금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법정관리로 인해 홈플러스가 임대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못할 경우에도 투자자들에게 지급되는 배당이 불안정해 지면서 리츠의 신뢰도 하락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민간 외에 정부 주도로 운용하는 공공리츠 역시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서민·중산층·미래세대 주거안정을 위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방안'을 발표,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도입을 예고했다.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이란 리츠 등 법인이 대규모(단지별 100가구 이상)로 임대주택을 건설 또는 매입해 20년 이상 장기간 운영하는 모델이다.
정부는 임대주택 확대를 위해 매입형 임대주택리츠를 도입하기도 했고,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는 기업구조조정(CR) 리츠도 발표했으나 각종 규제로 인해 리츠가 임대주택 매입을 꺼리고 있어 유명무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입형 임대주택리츠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내세웠으나 지난 2021년 말 일몰되면서 사업 운영이 사실상 어려워 졌다.
현재 추진 중인 기업형 임대주택리츠도 세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을 내놨으나 국회의 문턱도 넘지 못했다. 게다가 정권이 교체된 이후 계속해서 추진될 지도 미지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개발사업에 시민이 리츠를 투자해 이익을 배당받는 '시민리츠' 또한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겉으론 시민의 이익을 도모하는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라고 하지만, 결국 정부가 공공자금을 부담없이 조달하는 데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 업계에선 시민리츠의 수익률이 5% 내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에선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한 리츠 선호도가 계속해서 낮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더해지면서 리츠 자산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 외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게다가 공공부문 리츠 역시 각종 세금 부담과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불안정성이 이어지면서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