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P-CAB 시장 공략…'구강붕해정' 제형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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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P-CAB 시장 공략…'구강붕해정' 제형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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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자큐보정
제일약품 자큐보정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복약 편의성을 앞세운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시장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제일약품이 신규 제형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제일약품이 해당 시장의 선발주자인 HK이노엔·대웅제약과의 경쟁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이하 온코닉)는 최근 자사 신약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의 구강붕해정(ODT) 제형 개발을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자큐보는 2024년 4월 식약처로부터 국산 37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같은 해 9월 동아에스티와의 공동 계약을 통해 판매에 돌입했다. 이번에 허가를 추진 중인 자큐보 ODT 제형은 식약처 승인을 획득하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P-CAB 계열 ODT 제형을 보유한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  

ODT는 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 복용할 수 있어,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고령층이나 만성 복용 환자에게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제형으로 평가된다. 특히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는 장기 복용 환자가 많은 특성상 복용 편의성이 치료제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정제 복용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알약 크기를 줄이고 복용 거부감을 낮추기 위해 속쓰림을 유발하는 민트향 대신 오렌지 향을 적용하는 등 복약 편의성을 높였다"며 "제형 다양화를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처방 기회를 넓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제일약품은 식약처 품목 허가 완료 이후 자큐보의 구강붕해정에 대해 신속하게 국내 출시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기관 심사 일정 특성상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자큐보는 글로벌 21개국에 기술이전이 완료된 상태로, 제일약품은 ODT 제형을 포함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P-CAB 제제의 허가를 받은 HK이노엔의 '케이캡정'(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유일하게 ODT 제형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캡은 2019년 국내 최초 P-CAB 오리지널 신약으로 출시된 이후, 2022년 ODT 제형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다. 

이 약은 2023년 기준 원외처방실적 1582억원을 기록하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1위를 차지했고, 이 중 ODT 제형은 251억원으로 전체의 약 15.9%의 점유율을 차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복약 편의성을 고려한 제형 전략이 실제 시장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웅제약도 '용량 다변화' 전략으로 P-CAB 시장 내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의 10㎎ 저용량 제형을 출시했다. 기존 40㎎ 정제와 비교해 경증 환자나 유지요법 대상자 등 복용량 조절이 필요한 환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펙수클루정은 이번 저용량 출시와 함께 위염 적응증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획득했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는 2008년부터 약 13년간 개발돼 2022년 7월 출시됐으며, 출시 1년 반 만에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23년 기준 누적 원외처방액 실적은 78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정을 연매출 150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환자 중심의 연구개발을 통해 위장 질환 분야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약사들의 이 같은 전략 변화가 향후 P-CAB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그간 PPI 제제가 중심이었지만, 최근 들어 P-CAB 계열 약물이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며 "앞으로는 두 제제 간 중심축이 P-CAB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ODT나 저용량 제형처럼 복약 편의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지속돼 왔고, 실제 출시된 제품들의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었다"며 "기업들의 전략이 치료 효율성과 환자 경험 모두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전년보다 11% 성장한 9127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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