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약사, 국제 암연구학회 출격…대웅제약, '퍼스트인클래스'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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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약사, 국제 암연구학회 출격…대웅제약, '퍼스트인클래스'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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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대웅제약을 비롯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에서 열리는 암 연구 학회 무대에 올라 신약 후보 물질을 잇따라 선보인다.

이들 기업들은 전 임상 단계의 새로운 기전을 가진 항암제를 공개하며 기존 치료 옵션이 부족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대웅제약은 이번 학회에서 '퍼스트인클래스'(계열 내 최초 약물) 신약으로 개발 중인 후보 물질을 처음으로 선보여 주목을 받는다.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다음 달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 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5)에서 △표적항암제 'DWP216' △면역항암제 'DWP217' △합성 치사 항암제 'DWP223' 등 총 3종의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을 총 4건의 포스터 발표로 공개한다. 

AACR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차세대 파이프라인 발굴과 기술이전 논의, 공동 개발 파트너 탐색의 장으로 삼는만큼 전임상처럼 초기 단계의 연구결과도 전략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이에 따라 올해 참석 예정인 국내 주요 기업들의 포스터 및 구두 발표 역시 관심이 모인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DWP216'은 NF2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암을 겨낭한 표적항암제다. 암세포가 자라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 'TEAD1'을 정확하게 억제해 치료 효과를 내면서도 부작용은 줄인 것이 강점이다. 특히 약물이 뇌까지 도달할 수 있어 뇌암과 전이암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고, EGRF·KRAS 돌연변이 암종과 병용 시 기존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결과도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DWP217'은 몸속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제대로 공격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효소 '아르기나아제'를 차단하는 방식의 면역항암제다. 암세포 주변 환경을 바꿔 면역세포가 암을 더 잘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후보 물질이다. 

현재 널리 쓰이는 PD-1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가 암을 인식해 공격하게 만드는 방식이지만, 암세포 주변의 복잡한 환경(TME) 때문에 실제로는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에서도 "PD-1 항암 요법이 다른 항암 요법보다 반응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절대적 반응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다만 'DWP217'은 이 환경을 악화시키는 '아르기나아제'라는 효소를 차단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강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대웅제약 측은 "비임상 결과 해당 후보 물질이 동물 실험에서 기존 아르기나아제 억제제보다 더 강한 항암 효과를 보였으며 향후 PD-1 면역항암제와 병용 치료 전략으로도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DWP223'은 특정 유전자(BRCA)에 돌연변이가 생긴 암을 겨냥해 기존 치료제인 PARP 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BRCA 돌연변이 암을 대상으로 한 정밀 항암제다. 이 약물은 암세포가 생존에 이용하는 마지막 복구 경로(Polθ 단백질)를 차단해 암세포만 골라서 제거한 '합성 치사'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 동물실험 결과 낮은 용량에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였고, 병용 투여 시 종양 크기를 절반 이상 줄이는 결과도 나타났다. 회사는 올해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세 파이프라인 모두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으로 개발 중이며 이번 학회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다"고 말했다.

일동제약그룹의 항암신약 연구개발 전문 회사 아이디언스도 이번 학회에서 △암 줄기세포 표적 항암제 'ID12023' △pan-KRAS 저해제 'ID12241' △불응성 전립선암 치료제 'ID11916' △PARP1 저해 항체약물접합체(ADC) 'ID12401' 등 4종의 항암 후보 물질을 발표한다. 이들은 암의 재발, 유전자 변이, 치료제 내성 등 기존 치료의 사각지대를 겨냥한다.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역시 학회에서 자사 항암 신약 후보 물질 '네수파립'의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할 예정이다. 네수파립은 PARP와 탄키라제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기전 항암제로, 기존 PARP 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암종에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AACR에서 발표되는 파이프라인 중에는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을 목표로 하거나 기존 치료 옵션이 부족한 암종을 겨냥한 후보물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면서 "공개되는 대부분의 후보 물질이 아직 전임상 단계지만 기전의 참신성과 미충족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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