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발맞춰 투자 집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치솟던 주가가 미국의 외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 영향에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제동이 걸렸다.
27일 장 마감 기준 현대자동차는 전 거래일보다 9500원(4.28%) 하락한 21만2500원을 기록했다. 기아도 3.45% 내린 9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은 개장 전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4월 2일부터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다.
대상은 모든 외국산 자동차이지만 주로 한국, 일본, 유럽, 멕시코, 캐나다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가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한국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현대차의 관점에서 아쉬운 대목으로 다가온다.
전날 현대차그룹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 랠리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인해 단 하루 만에 악재가 발생하면서 치솟던 주가에 브레이크 등이 들어온 것이다.
현대차는 4거래일, 기아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차는 관세가 없다고 언급했으나 이는 미국산 원재료로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국한된 것이다. 한국 완성차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수입산 비중이 가장 높으며, 현대차가 한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으로 판매하는 제품은 관세 대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대미 대규모 투자 발표 후 반등 이어지던 자동차 업종은 미국 관세 영향에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하락 전환했다"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던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하루 만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관세 이슈 재부각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자동차 섹션은 차익실현으로 이어졌고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을 보유하고 미국에서 생산 활동을 하지 않는 해외 자동차 기업들에게 더 큰 재정적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라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4월 2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가장 큰 불확실성은 관세 적용 범위(완성차,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부분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발표된 25%의 관세 안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 일주일 사이에 더 많은 세부 사항이 공개되겠지만, 투자자들은 상세 정보가 부족한 높은 수준의 관세율 수치에 대해 실망할 가능성이 존재해 주가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