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기술이 활발히 쓰이고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는 의료데이터 분석이나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표한 'AI를 활용한 혁신 신약 개발의 동향 및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빅테크 기업들은 신약 개발보다 의료데이터 분석이나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 등 간접적인 활용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9년 대웅제약과 합작해 의료 빅데이터 기업 '다나아데이터'를 설립했지만 현재는 건강검진 데이터 기반 서비스에 머무르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신약 개발기업 '갤럭스'와 함께 AI 기반 신약 설계 플랫폼을 개발하려 했으나 현재는 흉부 엑스레이 AI 판독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으로 2400억원을 출자해 조성한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에 투자했다.
이에 보고서는 "제약·바이오 기업 역시 관련 기업 투자 등 간접적 접근에 주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해외 빅테크와 글로벌 제약사들은 AI 기술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활용해 신약 개발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했고. 일라이 릴리는 오픈AI와 협력해 항균제 개발에 착수했다.
화이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 AI 플랫폼 '복스'를 활용해 19개 신약을 개발 중이며 노바티스와 구글도 협업 중이다.
보고서는 "데이터 및 AI와 바이오 분야 연구를 융합할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우리나라 기업도 AI를 활용한 혁신 신약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국민 100만 명의 임상 정보, 유전체 등 오믹스 데이터, 공공 데이터, 개인 보유 건강 정보 등을 통합해 정밀 의료 연구 자원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고서는 "AI 기반 신약 개발을 위한 데이터 표준화, 정부 주도의 민첩한 규제 프레임워크 운영 및 전문 인재 육성 등 기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빅테크·빅파마의 치열한 신약 개발 경쟁 체제를 뚫고 파급력 있는 국내 AI 신약 개발 성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