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식품업계가 그동안 익숙했던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BI(브랜드 이미지)·CI(기업 이미지)를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브랜드를 재정립하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해외 소비자들까지 고려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도 담았다.
남양유업은 새로운 기업 슬로건·CI '건강한 시작'을 선포했다. 지난해 최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변경된 만큼 새 슬로건과 CI를 통해 브랜드 혁신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의 새 방향성을 반영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재정립했다. △윤리경영 △고객중심 △일등품질 세 가지를 브랜드 핵심 가치로 설정하고, '원칙을 바로 세워 한층 건강해진 기업으로서, 전 세대를 위한 가장 맛있고 건강한 제품을 선사한다'를 새로운 기업 미션 실현에 집중할 예정이다.
새로운 CI 디자인은 남양유업의 대표 브랜드인 '맛있는우유GT' 로고에서 착안했다. 맛있는우유GT의 부드러운 곡선형 폰트를 적용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기업 방향성을 담았다. 스마일 입 모양을 형상화한 심볼은 '하루의 건강한 시작을 여는 남양유업 제품을 담은 그릇'이자 '맛있는 제품을 통해 지어지는 고객의 웃음'을 의미한다.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집행임원 사장은 "이번 개편은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닌, 남양유업의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고 소비자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접점을 확대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브랜드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도 대표 브랜드 '카스'의 비주얼 브랜드 아이덴티티(VBI) 리뉴얼을 단행했다.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신선함'과 '혁신'의 가치를 더욱 강화해 더 큰 성취를 향해 한 단계 도약하자는 취지다.
이번 리뉴얼은 신선하게 쏟아지는 '캐스케이드(폭포)'에서 영감을 받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온 카스의 혁신정신을 담았다. 새롭게 공개된 로고는 초기 디자인에서 높은 산과 계곡을 형상화한 카스의 기존 로고 서체를 유지하면서도 더욱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로고 하단의 'Fresh' 서체는 흘림체에서 깔끔하고 간결한 스타일로 변경돼 브랜드를 더욱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8년 만의 브랜드 리뉴얼에 나섰다. 이를 통해 기존 '건강한 데일리 베이커리'의 브랜드 철학은 이어가면서 제품과 공간의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로 진화하겠다고 선포했다.

신규 BI는 한층 선명하고 볼드한 서체와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경쾌한 느낌을 살렸으며, 추가로 브랜드명 'TOUS les JOURS'를 활용한 'TLJ'를 팻네임으로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신규 콘셉트를 적용한 '뚜레쥬르 강남직영점'을 오픈했다.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고 최신 트렌드가 모여있는 핵심 상권인 강남대로에 자리잡은 만큼,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뚜레쥬르의 새로운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직영점을 우선으로 신규 콘셉트 매장을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의 유가공 브랜드 '파스퇴르'도 지난해 말 '우유 기반 영양' 브랜드로 발돋움하고자 신규 BI를 도입했다. 인구 구조 변화와 자기관리 및 건강 추구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고품질 우유 이상의 가치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스퇴르는 이번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단순한 고품질 우유를 넘어 생애주기별 영양설계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영양 전문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BI도 새단장했다. 기존 파르퇴르 BI의 전문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는 유지하면서 보다 높은 가독성을 위해 색상과 문자를 분리했다. 빨강, 초록, 파랑의 파스퇴르 심볼 색상은 세 가지 도형으로 형상화돼 그간 파스퇴르가 쌓아온 고품질, 고영양의 가치를 전달한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스쿠찌'도 '센스 오브 이탈리아(Sense Of Italy)'를 새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리브랜딩에 나섰다. 일상에서 이탈리아 감각을 전하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이탈리아 감성이 담긴 공간을 느끼는 시각과 촉각, 에스프레소를 비롯한 다양한 커피의 추출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후각과 청각, 이탈리아 정통의 맛을 구현한 메뉴에서 경험하는 미각 등 고객에게 총체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신규 BI와 인테리어도 공개했다. 보다 폭넓은 이탈리아 감각을 다루기 위해 기존 로고에 있던 '카페(Caffe)'라는 단어를 제외했다.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특유의 황금빛 크레마를 상징하는 골드 색상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했다. 매장 내부는 에스프레소가 연상되는 컬러의 우드를 벽면에 적용하고 격자 선반과 플라워 패턴을 매치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 리뉴얼은 익숙했던 기존 이미지를 리프레시 하려는 목적이 크다"면서 "이와 함께 최근에는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를 아우를 수 있는 통일된 브랜드 이미지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