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3월 정기 주주총회(이하 주총) 시즌이 개막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포문을 열 예정인 가운데 이달 셀트리온,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등 주요 기업들이 순차적으로 주총을 연다. 이들 기업의 정기 주총은 '안정적인 거버넌스 체제 구축'과 '연구개발(R&D) 등 핵심 분야 강화'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4일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한다. 이어 셀트리온이 25일, 한미약품과 JW중외제약이 26일로 예정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주총에서 삼성전자 출신 '재무통'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과 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각각 신규 사내이와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창우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도 함께 오를 예정이다.
특히 올해 주총에서는 오너가의 입지와 관련한 안건이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
오너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셀트리온의 정기 주총 관전 요소는 서정진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 선임의 건'이다.
서 회장은 이번 정기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연임을 시도한다. 그가 2023년 경영직에 복귀한 이후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과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는 주주들의 긍정적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21년 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리더십 필요성 등의 이유로 2년 만에 사내이사·이사회 공동의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서 회장이 2023년 이뤄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은 개발·생산·판매로 분리돼 있던 바이오 계열사들을 하나로 통합해 글로벌 종합 생명공학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셀트리온은 합병 이후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신약 개발 △직판망 수익성 개선 등을 통해 매출과 이익 증대를 도모하고 주주 환원 정책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2024년은 합병 법인 출범 첫해로 글로벌 처방 확대를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며 "올해는 신규 포트폴리오 출시와 비용 효율화로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총회를 계기로 주주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신뢰 강화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비롯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그룹은 약 1년간 지속된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정기 주총을 통해 '지배구조 재정비'에 돌입한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주총에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 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 사내이사 후보 4명의 선임 안건을 부의한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을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할 예정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이번 이사회 개편과 관련해 "지난 1년간의 여러 이슈를 극복하고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출발한다"고 밝혔다.
해당 체제의 도입은 전문 경영인이 경영을 맡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대주주는 견제자 역할을 맡아 투명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기업가치와 투자자 신뢰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JW중외제약은 정기 주총에서 'R&D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지배구조를 재편한다.
주총에서는 함은경 총괄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은 함 총괄사장의 개발 분야 경험이 기업 R&D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2014년 JW홀딩스 JW경영기획실장, 2016년 JW생명과학 경영기획실장, 2017년 JW바이오사이언스 부사장,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경영 경험을 쌓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