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높은 배달 수수료 부담을 호소하던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이 수수료 없는 '포장 주문 서비스'를 주목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은 줄이면서 배달앱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이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업계에서도 포장 주문 서비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서비스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배달 외에 새로운 주문 형태를 도입해 입점업주의 매출 향상과 소비자들의 앱 이탈 방지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플랫폼 업체들은 이미 배달 시장 내 포장 비중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배달앱 업계 1위 도어대시가 발간한 '2024 레스토랑 및 주류 온라인 주문 트렌드'를 보면 포장 주문이 전년 대비 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 주문을 이용한 고객의 59%는 이를 통해 처음으로 새로운 식당을 방문했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배달앱 우버이츠는 포장 주문이 배달비를 절감하고 낮은 수수료로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배달앱들은 포장 수수료 명목으로 6~12%가량을 부과하고 있다.
동남아 기반의 그랩푸드는 포장 주문 서비스가 고객 경험을 관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음식을 수령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어서 단골 전용 쿠폰이나 프로모션, 메뉴 업그레이드 등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재주문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포장이라는 새로운 채널을 통해 잠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장 비중이 늘어날수록 업주들에게는 유리한 구조"라며 "배달비 부담을 줄이면서 배달앱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보니 업주들이 대안으로 고민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주요 배달앱 역시 포장 주문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거나, 배달 주문 수수료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배달비 부담을 덜면서 배달앱 노출을 통한 광고효과나 주문 중개 시스템의 편의성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업주들에게 이익이라는 것이다.
국내 배달앱 업체들도 포장 주문 서비스 비중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지난해 기준 포장 주문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던 고객의 재주문율이 67.5%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 서비스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중기벤처부에서 주관하는 '2025년 3월 동행축제'에도 참여한다. 이번 행사에서 배민은 외식업주에게 포장 서비스 1만5000원 이상 주문 시 사용 가능한 전용 5000원권 쿠폰을 지원한다. 지원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다.
동행축제 이후에도 배민은 여러 이해 관계자들과 협력해 포장 서비스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포장 주문 서비스 고도화, 포장 주문 고객 혜택 확대 등을 논의 중이다.
요기요는 일반 고객에게 5%, 요기패스X 고객에게는 최대 10% 포장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점주와 상생을 위해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포장 주문에 대한 적절한 과금과 활성화 정책이 플랫폼·음식점·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플랫폼에는 새로운 수익원을, 업주는 주문 수 증가와 건당 이익률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소비자 또한 배달비 부담 없이 가격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삼각 편익'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포장 과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기는 하지만, 플랫폼들이 배달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것처럼 포장 시장에도 혁신을 가져와 외식 산업을 또 한번 발전시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