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최근 루이비통이나 구찌 등 누구나 알만한 명품 브랜드부터 중저가 브랜드, 신 명품까지 모두 '젠지 세대'(Z세대·1997∼2006년생)를 타깃으로 삼고 '영(Young)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특히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업계는 기존의 전통적인 명품 중심에서 아미나 메종키츠네 등 다양한 신 명품 중심의 전략으로 바꾸고 디자인부터 상품 기획 이벤트까지 젠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신 명품이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기존 명품보다 가격대가 비교적 낮아 접근성이 높고, 신선한 디자인이 젠지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져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선보인 '아메르'(아미·메종키츠네·르메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브랜드는 국내 패션시장에서 '신명품'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메르의 뒤를 이을 브랜드로는 '자스가'(자크뮈스·스튜디오니콜슨·가니)가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자크뮈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자크뮈스는 프렌치 미니멀리즘을 브랜드 철학으로 지난 2009년에 프랑스에서 론칭한 글로벌 브랜드다. 브랜드명은 창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시몽 포르트 자크뮈스의 어머니의 성에서 따왔다. 여성 컬렉션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남성 컬렉션까지 선보였다. 자크뮈스는 생동감 넘치는 컬렉션과 감각적인 이미지로 패션시장에서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며 전 세계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자크뮈스는 올해 초 파리패션위크에 참여해 25SS 라 크루아지에(LA CROISIERE) 컬렉션을 선보였다. 2000년대에 론칭한 브랜드이지만 마치 1950년대부터 존재해온 것처럼 과거와 현재를 융합하는 자크뮈스의 비전을 런웨이를 통해 우아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크뮈스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연이어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등 유통망을 확대하며 매출 규모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년대비 80% 이상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의 대표상품으로는 투리스모백, 밤비노백, 미니백 등이 있다. 특히 올해 파리컬렉션을 통해 실용적이고 편안하면서도 중세의 실루엣이 도드라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투리스모' 백은 봄 시즌 상품이 출시되자마자 인기 컬러는 이미 품절될 만큼 젊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뉴욕 익스프레시브 럭셔리 브랜드 '코치'(Coach)는 북미 시장에서 강한 성장세를 보이며 젠지 세대 소비자층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코치는 2025년 회계연도 기준, 2분기 북미 신규 고객으로 약 170만 명이 유입됐으며, 이 중 60% 가량이 젠지 세대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도 2025년 회계연도 기준 전년 대비 신규 젠지 고객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매출 또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코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젠지 세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브랜드 메시지에 있다. 코치는 지난해 캠페인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진정한 나 자신이 될 용기(Courage To Be Real)'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진정성과 자기표현의 가치를 강조했다.
또한 젠지 세대에 친숙한 이영지, 엘 패닝, 나자, 코우키 등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기용해 브랜드 친숙도를 높였으며, 현실적인 순간을 담아낸 캠페인 영상은 젠지 세대의 고민과 맞닿아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이외에도 코치는 타 브랜드와 협업을 기획하고,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젊은 세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그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이고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선보인 코치 마뗑킴 컬렉션은 출시와 동시에 젠지 세대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당시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까지 품절 행진을 이어갔다. 또 올해 들어서는 '코치 마뗑킴 팝업'을 열어 젊은 고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마뗑킴은 K 패션의 글로벌 인기를 주도하는 브랜드로 젠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코치와 마뗑킴의 만남은 그 자체로 희소가치를 높였으며, 로고와 소재의 믹스매치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로고를 숨기기보다 대담하게 드러내는 디자인은 젠지 세대의 개성과 자유로운 자기 표현 욕구를 충족시키며 강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코치는 코치 마뗑킴 컬렉션뿐 아니라, 젠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신제품 출시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백꾸'(가방꾸미기) 트렌드를 반영해 2024 가을 컬렉션에서 키치한 스타일의 백참 아이템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명품들이 MZ와 젠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그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 엠버서더를 새롭게 발탁하고,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들을 재해석해 선보이는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또 '백꾸' 트렌드에 맞춰 백참 아이템을 다양화하는 등 타 브랜드와의 협업,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