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최근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이어 로보락과 에코백스 등 중국의 로봇 청소기 업체들에 대한 정보 보호 여부에 소비자들의 우려의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자사의 정보 보호 체계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어도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이슈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상황이다.
로보락은 지난 20일 '2025 로보락 론칭쇼'를 개최하고, 기존 모델 대비 △청소 기능 △내비게이션 시스템 △본체 및 도크(정박) 기능 등이 향상된 'S9 맥스V 울트라', 'S9 맥스V 슬림' 등 신제품 2종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최근 불거진 중국 기업들의 정보 보안 문제였다. 행사장에서는 딥시크가 촉발시킨 정보 보호 문제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국내 소비자들은 딥시크를 포함해 '개인정보 전수 수집'과 '제3자 전송' 등 중국 기업들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대해 경각심이 큰 상황이다.
특히 로보락은 개인정보 처리방침에서 고객 정보를 계열사나 다른 서비스 업체와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 확인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댄 챔 로보락 아시아 태평양 총괄은 "최근 정책에 대한 해석 여지가 달리 있을 수 있겠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문구나 표현을 어떻게 수정하고 개선할지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콜 한 글로벌 제품 마케팅 총괄은 "오늘 공개한 제품 모두 독일 기술 검사 협회(TUV) 인증을 받았으며, 글로벌 인증기관 UL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로보락은 2020년 이후 출시 제품을 미국 지사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개인정보 보안에 있어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 일부 제품이 미국에서 해킹 문제로 청소 중 욕설을 하거나 반려견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에코백스는 이달 초 열린 로봇청소기 신제품 '디봇 X8 프로 옴니'의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해킹 이슈 이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개선해 문제가 없도록 했다"라며 "보안 인증을 통해 소비자들이 안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로봇청소기의 카메라 해킹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지난 2022년 해커가 원격으로 청소기의 카메라를 조작해 사용자의 집 내부 사진을 유출하면서 중국산 IoT 기기의 보안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 업체들의 보안 문제가 국내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자체 보안 시스템 '녹스(Knox)'를 내세우고 있으며, LG전자도 자체 보안 시스템 'LG-SDL'과 'LG쉴드'를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가 중국 업체들보다 보안 경쟁력에 있어 앞서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가격보다 보안 문제 등 성능 위주로 바뀐다면 영향력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간에 변화는 쉽게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직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은 가성비가 최우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