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중국이 지난해 우리나라를 제치고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거센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LG전자는 '인공지능(AI)이 적용된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중국 가전업체들에 맞서면서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3대 TV 브랜드인 TCL·하이센스·샤오미의 지난해 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총 31.2%다. 이는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 28.4%를 앞서는 수치다.
중국 브랜드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가전업체들의 점유율은 지난 2020년 24.4%를 시작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국내 브랜드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최근 중국 브랜드는 110형, 116형 제품을 내놓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대형 TV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다만 금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여전히 중국 가전업체들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28.3%의 점유율을 달성해 2006년 이후 19년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16.1%를 기록한 LG전자가 뒤를 이었다. 중국 브랜드 TCL은 12.4%, 하이센스는 10.5%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AI 기술을 고도화한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중국과의 격차를 더 벌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AI TV 시대'를 선언하고 글로벌 TV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으며, 네오 올레드(Neo QLED)·올레드·초대형·라이프스타일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판매 전략을 펼쳤다.
삼성은 2500달러(360만원) 이상 TV 시장에서 2024년 매출 기준 49.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프리미엄 TV 대표 제품인 올레드 시장에서도 46.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55형 올레드 TV 신제품을 출시하고 국내 올레드 TV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이 제품은 삼성 TV의 AI 신기능들이 대거 탑재했다. 'AI 스마트 홈'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이나 집 안 기기 상태, 날씨 및 실내 온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용자 라이프 스타일과 집안 환경에 맞는 행동을 제안해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TV와 같이 TV 시장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 올레드 TV 시장 점유율 52.4%(약 318만 대 판매)를 달성했다. 특히 75형 이상 초대형 올레드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57.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LG전자는 올해 △최대 4K(3840 x 2160), 144Hz 영상을 손실·지연 없이 전송하는 차별화된 무선 솔루션 △AI가 사용자 취향까지 분석해 초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는 독자 플랫폼 웹OS(webOS) △알고리즘과 유기 화합물 적층 구조를 바꾼 새로운 밝기 향상 기술 등을 앞세울 계획이다.
업계 최다 초대형 올레드 TV 라인업(77·83·88·97형)으로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량에서는 중국의 도전이 거센 것이 맞으나, 매출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라며 "고부가 제품인 프리미엄 TV에 있어서는 중국이 한국 브랜드에 맞서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