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보험료 카드납' 갈등, 올해도 흐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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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보험료 카드납' 갈등, 올해도 흐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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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와 카드사의 해묵은 보험료 카드 납부 수수료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보험사와 카드사의 해묵은 보험료 카드 납부 수수료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들이 올해도 보험료 카드 납부를 지속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에 지불해야 하는 결제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이유다.

두 업종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탓에 '결제 편의성 증대'가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해묵은 보험료 카드납 갈등에 애꿎은 소비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료 카드납을 거부하거나 축소하는 생보사의 증가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부터 생보사 카드납 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먼저 동양생명은 지난달 2일 단기납 종신보험료 카드납을 중단한 데 이어 약 일주일 후인 10일부터는 종신보험과 중대질병보험의 카드납도 중단했다.

KB라이프는 지난해 3월부터 신규 계약 건에 대한 카드납 신청을 받지 않고 비대면 채널에서만 허용하고 있으며, 하나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 단기납 종신보험 카드납을 중단했다.

'생보사 빅3'인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중 보험료 카드납이 가능한 보험사는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하지만 삼성생명도 모든 판매 상품에 대한 카드납을 허용하지 않고 만기에 지급되는 보험금이 없는 순수보장성 상품에만 카드납을 허용하고 있다.

생보사들이 이처럼 보험료 카드 납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카드 결제 수수료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보험료 카드 납부 지수는 전체 보험사의 수입보험료에서 신용카드 납부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보험사들은 신용카드 결제 금액의 2% 수준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월 보험료가 10만원일 때 2000원 정도 수수료를 떼어간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은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가 너무 높다며 이를 1%대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생보사는 보험료 규모가 크고 가입 기간이 긴 종신보험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큰 편이다.

카드 업계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대형 가맹점에 속하는 보험사에만 다른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정한 적격 비용에 따라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어 원가보다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기는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 상품은 장기 계약이 많아 카드사에 제공해야 하는 수수료가 큰 편"이라며 "특히 종신보험은 수백만 명분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데 보험사가 감당하기 힘든 규모"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험료 카드 납부 의무화가 단순히 소비자 편의성만을 주제로 논의될 내용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용카드 결제가 의무화된다면 수수료가 고객의 보험료에 반영되면서 현금으로 결제하던 고객의 보험료까지 함께 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카드 납부는 보험 상품 유지율 관리가 수월하고 보험료 납입 과정에서 설계사를 거치지 않아 금융사고 발생 위험도 줄일 수 있다"라며 "보험사들도 이러한 장점을 잘 알고 있지만 문제는 카드 수수료"라고 밝혔다.

이어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했을 때 보험사가 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그대로 보험사의 사업비에 더해져 수수료가 소비자의 보험료에 반영될 수 있다"라며 "무조건적인 의무화보다는 보험사와 카드사 간 적정 수수료율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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