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해지율 규제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고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섰다. [사진=픽사베이]](/news/photo/202502/632827_548209_2812.jpg)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이 연초부터 급감하는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높이기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새 회계제도(IFRS17) 계도기간이 종료된 가운데 금융당국의 해지율 규제와 한국은행의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고로 킥스 비율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보험사가 후순위채를 발행했거나 발행할 예정이다. 한화손해보험이 지난달 5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으며 같은 시기에 DB손해보험은 4000억원, DB생명은 3000억원 규모를 발행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3일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7000억원 규모 자본성 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지난 5일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움직임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당국이 IFRS17 도입 이후 불거진 예상치 못한 회계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무·저해 상품 해지율 가정 변경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무·저해지 상품이란 납입 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이다. 앞서 일부 보험사들이 해당 상품에 높은 해지율을 적용하면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당국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그-선형모형을 원칙모형으로 제시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도와 보험업계의 이행이 더해져 IFRS17 시행 초기 회계적 이슈는 상당 부분 정리·해소될 것"이라며 "단기실적 극대화를 위해 비합리적 회계가정을 적용했던 일부 보험사의 경우 개정된 지도 기준이 적용되는 2024년 결산 시 재무 상황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도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 하락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p) 하락했을 때 생명보험사 킥스는 25%p, 손해보험사는 30%p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0.25% 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2025년에도 경제 상황 변화에 맞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킥스 하락 방어에 나선 가운데 이들이 발행한 후순위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후순위채는 일반 회사채보다 변제 순위가 낮은 대신 금리가 높아 이자 부담이 큰 상품이다.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까지 킥스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자비용을 감수하고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모습에 금융당국이 권고치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무·저해 상품 해지율 가정 변경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보험사들은 이에 따른 킥스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성 증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자본성 증권 발행은 보험사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키우는 데 이러한 비용 증가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