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주사 아닌 '부착형' 시대···진화하는 비만 치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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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주사 아닌 '부착형' 시대···진화하는 비만 치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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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비만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국내 제약업계가 새로운 치료제 제형의 개발에 한창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글로벌 비만치료제 현황과 개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8년 약 373억671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23년 약 190억3700만 달러에서 연평균 성장률 14.4%를 기록한 수치다.

시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약업계는 치료제의 제형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특히 경구용(먹는 약)과 주사제형을 넘어 피부에 붙이는 형태인 '마이크로니들 패치'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식의약 R&D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로니들의 2030년 글로벌 시장 규모는 12억390만 달러(약 1조5897억원)로 전망됐다.

그중에서도 비만 치료제 시장이 가장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이에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광동제약 등 다수 제약사는 협업을 통해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개발에 돌입했다.

대웅제약이 개발 예정인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대웅제약은 연구·개발(R&D) 전문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의 자체 플랫폼 '클로팜'과 협업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개발 중이다. 현재 대웅제약이 준비 중인 패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유사체를 탑재했으며, 현재 임상 1상에 돌입한 상태다.

가로세로 1cm² 면적에 약 100개의 미세 바늘로 이뤄진 이 치료제는 팔이나 복부 등 각질층이 얇은 부위에 1주일에 한 번 붙이기만 하면 된다. 보관 또한 상온 보관이 가능해 주사제처럼 유통 과정에서 콜드체인 시스템도 필요 없어 용이하다. 무엇보다 기존 주사제와 동일한 약효를 지닌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대웅제약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에스티는 마이크로니들 전문 기업과 손잡고 마이크로니들 제제의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2023년 2월 마이크로니들 기술 전문회사 '주빅'과 당뇨병 및 비만 치료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주빅은 마이크로니들 제형화와 품질 분석을 담당하고, 동아에스티는 원료 공급과 동물 실험을 통해 성능 입증을 수행한다. 

광동제약은 2024년 4월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 연구협력(MOU)을 맺고 2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 광동제약은 쿼드메이슨과 MOU를 통해 마이크로니들 제제의 비만치료제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사업화 독점권에 대한 우선 선택권을 부여받았다.

이처럼 제약업계가 마이크로니들 제제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복용 편의성과 순응도 때문이다. 

마이크로니들이란 기존 주사기의 효능과 패치의 편의성을 결합한 경피 약물 전달 시스템이다.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의 아주 작은 크기의 바늘이 패치 표면에 붙어 있는데, 이 패치를 피부에 붙이면 피부 속 수분으로 니들이 녹으면서 니들 내 유효 물질이 체내에 흡수되는 방식이다.

스스로 부착할 수 있는 패치형 치료제는 바늘에 의한 감염 위험이 적고, 몸에 흡수되는 속도도 빨라 환자의 복용 편의성이 뛰어나다. 또 마이크로니들이 진피층으로 약물을 전달해 경구약처럼 위장관을 순환할 필요가 없어 약물의 생체 이용률도 높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GLP-1 계열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주사제형은 정해진 횟수에 따라 주기적으로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은 투약 경로를 변경해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니들 제형은 기존에 공개된 원리와 성분으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기술 활용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며 "향후 더 많은 제약사가 해당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아 성장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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