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에 요동치는 반도체…장기적으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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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에 요동치는 반도체…장기적으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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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앱 서비스 화면. 사진=연합뉴스
딥시크 앱 서비스 화면.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저비용·고성능을 내세우는 '딥시크(DeepSeek)'로 인해 요동치고 있다. 특히 고비용·고성능을 강조하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영향을 받았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현재 상황을 주시하며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딥시크가 주장하는 대로 저비용·고효율이 가능하다면 장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이 커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는 지난해 12월 20일 거대 언어 모델(LLM) 'V3' 기반의 추론 특화 모델 'R1'을 공개했다.

딥시크는 R1이 인공지능(AI) 모델 성능을 평가하는 일부 항목에서 오픈AI의 'o1'과 비슷한 기록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V3를 개발하는 데 557만6000달러(약 81억 원)가 들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발표에 글로벌 IT 산업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딥시크의 설명대로라면 저비용·고성능 AI 모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V3 투자 비용은 오픈AI가 'GPT-4'를 개발하는 데 1억 달러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크게 저렴하다. 저비용 투자 여부와 테스트 조건 등 R1에 대해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으나, 글로벌 빅테크들은 딥시크의 모델에 대해 '혁신'이라고 치켜세우며 높게 평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딥시크가 엔비디아 구형 칩을 사용해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딥시크는 RI 개발에 지난 2022년 출시된 엔비디아 AI 칩 'H800'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H80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대중(對中) 수출 제재로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저사양 제품이다.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는 최신 AI 모델 개발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 'H100'을 사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딥시크 쇼크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비용·고성능 AI 반도체 없이 고성능 AI 개발에 성공하자 미국 증시가 요동쳤다. 특히 고성능 AI 칩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엔비디아는 딥시크발(發) 쇼크로 인해 지난달 27일 하루에만 주가가 약 17% 폭락하며 시가총액 846조 원이 증발했다.

국내 반도체도 영향을 받았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1일 주가가 급락하는 등 반도체 종목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딥시크 충격이 HBM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단기적인 위험 요인과 장기적인 기회 요인이 공조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여러 고객사에 HBM을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고사양 AI 칩이 필요하지 않게 되면서 엔비디아 등에 HBM을 공급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당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나, 딥시크의 성공은 향후 AI 생태계가 커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는 시선이다.

오픈소스(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는 개방형 소프트웨어)인 딥시크와 폐쇄형 AI인 '챗GPT'·'제미나이' 등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컴퓨터 운영 체제(OS) 시장에서 오픈소스 '리눅스'와 폐쇄형 '윈도'가 함께 성장했으며, 폐쇄형 모바일 플랫폼 'iOS'에 대항해 개방형 '안드로이드'가 나온 이후 모바일 혁신이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 "딥시크가 성공할 경우 저가 AI 칩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가의 AI 칩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라며 "아직 해당 모델에 대해 더 지켜봐야 할 것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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