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임직원 근무기강 확립 옥죄기에 나선다. 미국 트럼프 정부 2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탄핵 정국 등으로 대내외 환경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조직 문화를 다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MZ세대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불만세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은행 본점에서 최근 직원들에게 'ON(溫) 타임' 캠페인 동참을 독려했다.
해당 캠페인은 하루 1시간 휴식을 원칙으로, 점심시간을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업무시간 중 흡연 등에 따른 불필요한 이동도 금지한다.
이 캠페인은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으며, 신한금융 직원들은 점심시간 이동을 줄이기 위해 구내식당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들의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부터 은행, 증권 등 계열사까지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증권 계열사인 신한투자증권은 다음달 3일부터 점심시간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30분 사이 1시간 동안 사용하되 오후 12~1시를 권장키로 했다.
회사는 실제 오전 9~11시, 오후 2~4시 등 하루 4시간을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했으며, 유선 전화를 받을 시 '일류신한 신한투자증권 ○○부 ○○○입니다'라고 응대하라는 등의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간 공식 호칭에도 제한을 뒀다. '형님', '언니'나 이름 부르기를 지양하라는 지침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박창훈 신임 사장이 상반기 전략회의 중 직원들에게 강도 높은 발언을 해 화제를 모았다.
박 사장은 비공개 발언을 통해 "오전 9시~오후 6시 근무에 집중하라"면서 "지금 유연근무나 자율근무할 때냐"라고 반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미국 비자카드를 방문했을 때 점심시간에 일어나는 사람이 없더라"라며 "일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더라. 자리에서 빵 먹으면서 일하더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사장은 "평일에 술 먹다가 걸리면 진짜 가만두지 않겠다"며 "다음 날 술 냄새가 나거나 술에 취해서 힘들어하는 거 보이기만 하면 작살내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당시 긴장감이 감돌았다는 전언이다. 평일 음주 자제, 숙취로 인한 다음날 근무 영향 시 엄벌할 방침을 내세운 것이다.
한편, 신한금융 직원들 사이에선 경영진이 제안한 '온타임 캠페인'에 대해 옹호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적극 동참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다만, 사내 일각에서는 다소 구시대적 기강 확립이 직원끼리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자율권 박탈에 따른 효율성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