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최근 계절독감(인플루엔자)이 역대급으로 기승을 부리는 동시에 코로나19 입원환자도 늘어나는 등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 유행하는 '멀티데믹'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 예방하는 '콤보 백신'의 상용화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28일(2024년 52주 차)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73.9명이었다. 3주 전인 49주 차(7.3명)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환자도 함께 늘고 있다.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 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중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지난해 마지막 주 73.9명이었다. 직전 주보다 2.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표본 감시 중인 코로나19 신규 입원환자는 111명으로, 직전 주 66명 대비 약 1.7배였다.
영유아 중심의 급성 호흡기 감염증인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의 유행은 작년부터 지속 중이다.
중국에서 확산 중인 사람 '메타뉴모 바이러스(HMPV)'도 국내에서 증가세를 보인다. 국내 급성 호흡기 감염증 병원체 표본 감시 결과 지난해 49주 차(12월 1~7일) 3.2%에서 52주 차(12월22~28일) 5.3%로 늘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6일 SNS에 "RSV가 제일 먼저 유행했고 그다음 인플루엔자, 이제 메타뉴모바이러스까지"라며 "코로나19만 남았다. '쿼드리플데믹'을 이루는 건 아닌지"라며 우려했다.
멀티데믹이 현실화하면서 국내외 제약사는 콤보 백신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 모더나는 코로나19·독감 동시 예방 콤보 백신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피알리 무헤르지 모더나 아시아퍼시픽 의학부 총괄 부사장은 작년 10월 국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콤보 백신의 허가 신청 관련해 유럽과 미국 등에서 논의 중이고 조만간 허가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모더나는 작년 6월 혼합백신 'mRNA-1083'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도입 계획도 있다. 이날 이재갑 교수는 "한국도 2025년 3월경 모더나 콤보 백신의 가교 임상을 시작해 2~3년 내 국내 허가에 대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는 한동안 같이 유행할 가능성이 커 콤보 백신이 나온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노바백스도 코로나19·인플루엔자 혼합 백신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