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전망] '건설업황 부진'에 '탈탄소'까지…시멘트업계 '고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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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전망] '건설업황 부진'에 '탈탄소'까지…시멘트업계 '고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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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 시멘트 운송 열차 등이 정차해 있는 모습.[연합]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 시멘트 운송 열차 등이 정차해 있는 모습.[연합]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건설경기 침체'로 대표적인 건설 유관산업인 시멘트업계의 고비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방산업 침체'에 더해 강도 높은 '탈탄소정책'에 따른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 등으로 친환경 제품 개발 등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는 점도 경기 전망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꼽힌다. 게다가 정부의 중국산 시멘트 수입 허가라는 압박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면서 시멘트업계의 우울한 2025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31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3222만t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76만t(12.9%)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시멘트 내수 출하가 줄어든 이유는 전방산업인 건설업 침체의 영향이다. 실제 올해 8월까지 건설수주액은 109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76조원과 비교해 76조원 줄었다.

이미 3분기 시멘트업계는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지며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된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5대 시멘트 제조사(한일·쌍용C&E·아세아·성신양회·삼표시멘트)의 3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162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7.2% 줄어든 수치다.

'업계 1위' 한일시멘트의 경우 영업이익이 5.3% 늘었지만, 매출은 8.3% 줄어들었고, 삼표시멘트는 영업이익은 4.6% 줄었고 매출은 2.7% 늘어나는 변화를 나타냈다. 이 외 나머지 3개사는 영업이익이 35% 이상 급감하며 수익성이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시멘트회사 실적은 향후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요금 등 원가율 상승 요인이 많은 데다, 정부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조절 압박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시멘트 공장에서 사용하는 고압 B 전기요금은 ㎾h(킬로와트시)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올랐다. 전기료는 시멘트 제조 원가 중 30%를 차지하는 핵심 원료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정부는 시멘트업계에 탄소 저감을 위한 환경설비를 구축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추세에 맞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강화하라는 취지다.

정부는 지난 9월 시멘트업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내년 135ppm, 오는 2029년까지 110ppm으로 단계적으로 줄이는 내용의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시멘트협회는 모든 시멘트 소성로에 질소산화물 저감 시설을 설치할 경우 약 1조원 이상이 소요되고 운영비로 연간 7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협회는 경영환경 악화 등의 이유로 배출량 기준을 완화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멘트협회 측은 "고효율의 질소산화물 저감 시설 설치와 운용에만 순이익을 훨씬 초과하는 재원이 소요되지만 저감 효과는 검증되지 않아 자칫 대규모 투자가 매몰비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시멘트업계의 경영상황을 감안해야 하므로 120ppm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앞서 정부가 시멘트 가격 인하를 압박하며 중국산 시멘트 수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설비를 갖추게 되면 정부가 요구하는 시멘트 가격 인하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게다가 전방산업인 건설업종이 내년에도 침체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시멘트업계 역시 긴장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가 분양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전 최저치인 2010년 17만2670가구를 한참 하회하는 수치다. 분양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결국 착공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시멘트 출하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전방산업인 건설경기의 침체 장기화와 정세불안정, 낮아진 원화가치 등의 여파로 시멘트업계의 2025년이 밝지만은 않다"면서 "4분기 실적을 놓고 봐야겠지만, 시멘트 업계 전반의 외형 축소가 예상되는 만큼 내년 경영전략은 '긴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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