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전망] 엇갈리는 반도체 업황 전망…'브로드컴' 행보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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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전망] 엇갈리는 반도체 업황 전망…'브로드컴' 행보 주목해야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제품. 사진=삼성전자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내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모바일과 PC 등 전통적인 반도체 수요처 부진으로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이 내년에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경우 순항이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게임체인저'(전황을 바꾸는 결정적 무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엔비디아 외의 기업에 HBM을 납품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엇갈리는 반도체 업황 전망…HBM은 괜찮아

마이크론은 지난 18일 2025년 회계연도 2분기(2024년 12월∼2025년 2월) 매출을 79억 달러(약 11조4500억 원)로 전망했다. 주당 순이익은 1.5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89억9000만 달러와 1.92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마이크론이 반도체 산업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만큼 내년 반도체 업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론 측은 "HBM은 여전히 강세지만, 스마트폰과 PC 수요 부진으로 실적 전망이 어둡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모리 시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스마트폰·PC 등에 탑재되는 중국 업체들의 범용 제품 생산 증가로 가격 상승이 멈추면서 전반적인 침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낮추며 정체를 예측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25조6000억원에서 16조7000억원으로 내렸다. 키움증권도 기존보다 낮은 19조2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도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지만, 'HBM 효과'로 하락 폭이 크지 않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31조7000억원에서 29조1000억원으로 소폭 낮췄다. SK하이닉스는 HBM 매출 비중이 높아 수익성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예상했다. 

WSTS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6268억6900만 달러(약 901조원)로 전년 대비 19% 증가하고, 내년에는 6971억8400만 달러(약 1002조원)로 11.2%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핵심 부품인 HBM과 '로직'(디지털 회로) 반도체가 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내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15%로 제시했다.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휴대전화' 등 주요 산업 부문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HBM의 경우 내년에도 순항할 것으로 보이지만, 범용 D램과 낸드 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 삼성·SK, 엔비디아 대항마 '브로드컴'으로 기회 잡을까

브로드컴은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반도체 설계를 주력 사업으로 해 온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는 엔비디아, TSMC에 이어 3번째 순위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리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브로드컴은 특정 용도용 집적 회로인 'ASIC(주문형 반도체) AI 칩'을 통해 성장했다. 많은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GPU'(범용 그래픽 처리 장치)의 높은 가격에 브로드컴의 ASIC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브로드컴으로부터 범용·맞춤형 HBM4 공급 요청을 받고 시제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브로드컴과 HBM4 공급을 논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 물량이 내년까지 완판된 상태인 만큼 삼성전자가 브로드컴에게 많은 물량을 납품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생산 계획을 수정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하기로 했으나, 많은 물량을 납품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며 "HBM4 수요가 많은 만큼 삼성전자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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