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news/photo/202410/613835_528100_3539.jpeg)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올해 부동산 시장은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아파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고, 얼죽신이 시장을 좌우한 한 해였다.
신축아파트는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낳는 '황금알'로 불렸고, 무분별한 청약광풍을 일으켰다. 동시에 지역 간 청약시장 '양극화'를 낳으며 한해를 뜨겁게 달궜다.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54.5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164.13대 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10월 분양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경쟁률이 올해 가장 높은 1025.57대 1을 기록했고, 강남구 청담동에 공급한 '청담르엘'도 667.26대 1을 나타내는 등 강남권을 위주로 강세가 이어졌다. 또 1순위 청약에 10만 명 가까이 몰린 '래미안 원펜타스'(경쟁률 527.33대 1)에는 84점 만점 통장이 3개나 나오는 등 올해 청약시장을 이끈 곳은 단연 '강남'이었다.
이처럼 강남권을 위주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이유는 얼죽신 현상이 더욱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서울, 특히 강남3구는 우수한 입지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당첨되면 주변 시세 대비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황금알로 불렸다.
게다가 얼죽신에 따라 준공 5년 이하인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높아지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2023년 말 대비 2024년 9월 1.27% 상승했다. 이는 전체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 상승률 0.11%를 크게 웃돈다. 반면, 같은 기간 준공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마이너스 (-0.25%)를 기록했다.
!['얼죽신'은 올해 부동산 시장을 이끈 키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연합]](/news/photo/202412/626558_541612_3931.jpg)
얼죽신 효과는 최근 이어지는 공사비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 기조로 준공 후 시세차익 실현 가능성과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신축이 청약 수요를 대거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얼죽신 열풍은 '청약 광풍'으로 이어졌다.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방으로도 확산됐다. 특히 '줍줍'이라고 불리는 무순위 청약의 경우 청약홈의 서버를 마비시킬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며 주목받기도 했다.
무순위 청약의 경우 과거 분양 단지의 부적격 취소물량이 나올 경우 당시 시세로 공급하는 제도다. 청약통장도 따로 필요하지 않아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실제 지난 7월 진행된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의 경우 1가구에 무려 294만명이 몰린 탓에 청약홈이 마비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단지는 전용 84㎡ 1가구가 풀렸는데, 분양가가 2017년 12월 분양당시 책정된 4억7200만원이었다. 이 단지는 현재 20억원을 호가하는 상태다. 당첨만 되면 15억원 이상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수도권 얼죽신 효과가 파급력을 높이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 역시 얼죽신이 유행처럼 번졌다. 다만, 지방은 일부 지역 외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양극화로 이어졌다.
실제 충남 아산 '아산 탕정 삼성트라팰리스' 407.48대 1 등 일부 단지 외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거나, 미달 사태를 빚는 경우도 많았던 것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 시장은 '얼죽신'이 지배한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얼죽신 또한 수도권, 특히 서울에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얼죽신은 공사비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내년에도 비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년에는 공급이 더욱 줄어들고 대출 규제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특정 지역과 단지를 선호하는 쏠림현상도 더 심화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