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한은행]](/news/photo/202411/621594_536411_4251.jpeg)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 확대로 영업 점포를 축소해왔던 은행들이 최근 들어 저녁 시간대까지 문을 열고 '대면 영업'을 늘리는 추세로 나타났다.
은행 앱 고도화로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거래가 늘고 있지만, 대출 상담 등을 비롯한 창구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업무가 존재하는 만큼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대면 창구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8일 금융당국과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영업점포는 지난해 말 2826개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2813개로 줄었다. 그러나 올 6월 말엔 2817개로 반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직장인의 퇴근 시간을 감안해 저녁 늦게까지 영업점 문을 여는 이른바 '이브닝 점포'를 늘리거나, 점심시간엔 전 직원이 근무하는 지점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후 8시까지 화상상담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이브닝플러스' 점포를 기존 9개에서 20개로 확대했다. 현재 은행권에서 주요 업무를 오후 8시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점포는 이브닝플러스가 유일하다.
해당 점포를 방문하면 입출금통장과 체크카드를 발급을 포함한 예·적금 신규 가입과 제반 신고 등 주요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또한 화상으로 본사에 근무하는 45명의 직원들과 대출 업무 상담을 할 수도 있다.
신한은행은 일반적인 직장인 근무 시간대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임을 고려해 전국 주요 상권의 시간당 유동 인구, 2030 고객 수, 사무실 건물 분포 등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 제공에 최적의 위치 11곳을 추가 선정했다.
이밖에 토요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화상상담 방식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토요일플러스' 시행 지점을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렸다. 평일 주간에 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금융 소비자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더 많은 고객들이 영업시간 이후에도 편리하게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이브닝플러스', '토요일플러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지난 8월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점포인 'KB 9to6 뱅크'를 기존 72곳에서 82곳으로 확대했다. 9월에는 평일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개인 창구의 모든 직원이 근무하는 '점심시간 집중 상담' 지점을 5곳에서 41곳으로 늘렸다. 은행 방문자가 몰리는 점심시간에 보다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하기 위함이다.
하나은행은 내년부터 특화 점포 신설 중심의 영업 강화로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은행들이 외국인이나 시니어 고객 등 특수한 계층을 타깃으로 삼고 영업점을 신설하는 추세에 따라 하나은행 역시 특화 점포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경기 평택에 외국인의 환전·송금 수요 등을 흡수하기 위해 외국인 특화점포인 '평택외국인센터점'를 신설했다.
우리은행도 서울 압구정동 출장소를 자산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특화 영업점인 '투체어스W'로 바꿨다.
이처럼 은행들이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고, 영업 점포를 통폐합하는 등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는 상황에서도 특화 점포를 늘리는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이 인공지능(AI) 상담이나 챗봇 등의 고객 응대 서비스(CS)에 한계를 느껴 기존 점포에서 효율적인 서비스를 더한 특화 점포를 늘려야한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여신 규제 등으로 인해 맞춤형 대출 설계를 원하는 실질적인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것도 대면 영업 확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사이에서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하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며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특화 점포를 늘려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 일선 영업 점포는 6월 말 현재 5731개로, 6년 전보다 1000여개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