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온라인 게임 '다크앤다커'를 두고,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와 웹젠이 모바일 게임 'R2M'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는 등 게임업계가 잇따른 'IP(지식재산권) 분쟁'을 치르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넥슨과 엔씨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저작권 지키기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소송 결과에 따라 '장르 유사성'의 기준이 마련되는 만큼, 향후 게임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해당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박찬석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넥슨이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 비밀 침해 금지 소송 변론기일을 열었다.
넥슨은 과거 신규 개발 본부에서 '프로젝트 P3' 개발 팀장을 맡았던 최씨가 소스 코드와 각종 데이터를 개인 서버로 유출하고, 일부 팀원들과 회사를 떠나 아이언메이스를 세운 뒤 빼돌린 자료를 기반으로 다크 앤 다커를 개발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넥슨은 해당 변론에서 'P3'와 다크 앤 다커가 구성 요소의 선택, 배열 조합 면에서 동일한 게임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장르 유사성을 지적했다.
아이언메이스는 다크 앤 다커에 P3에 없던 여러 새로운 요소가 들어갔으며, 넥슨이 유사하다고 지적한 요소들은 이미 다른 게임에도 있는 요소라고 대립했다. 특히 '서든어택'·'카트라이더'가 각각 '카운터 스트라이크'·'마리오 카트'와 유사한 점을 들며 추상적 관점에서 게임을 비교하면 침해 없는 저작물이 없다고 피력했다.
엔씨는 같은 날 웹젠을 상대로 'R2M 서비스 중단'과 '600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했다. 웹젠이 게이머들에게 R2M을 이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광고·복제·배포·전송·번안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앞서 엔씨는 지난 2021년 6월 자사의 '리니지 M'과 R2M의 유사성을 거론하며 '저작권 침해 중지 및 부정 경쟁 방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배상금은 당초 11억원이었으나, 전날 600억원으로 늘려 청구하는 등 웹젠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웹젠은 "소송 대리인과 협의해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엔씨와 웹젠의 소송전은 '리니지 라이크' 장르의 유사성이 쟁점인 만큼 결과에 많은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현재 카카오게임즈와 2건의 저작권 소송을 진행 중이다.
먼저 지난해 4월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 경쟁 행위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 2M의 시스템을 모방했다는 것이다.
이어 올 2월에도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같은 이유를 들어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카카오게임즈의 '롬'이 '리니지 W'의 주요 시스템을 무단 도용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게임 IP 소송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장르 유사성의 기준이 마련되는 만큼 향후 게임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면 4분기쯤 소송 결과가 하나둘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각 게임사들의 개발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디나미스 원의 '프로젝트 KV'가 표절 논란으로 인해 개발이 취소됐다"며 "이제는 신작이 공개될 때마다 게임사·게이머 모두 IP 지키기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슈퍼 티저 PV와 1차 티저 키 비주얼의 로고를 공개했던 프로젝트 KV는 9월 8일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 표절 논란 속 개발 중단 소식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