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금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과 구리 아연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관련 종목도 급등하고 있다.
22일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22% 내린 10만6044.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금시장에선 차익실현 매물이 급증하면서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전일 금 현물은 지난 달 16일(종가 10만6250원) 이후 한 달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금 한 돈(3.75g)을 살 때 가격은 44만2000원으로 올라 지난 달 19일(45만6000원) 이후 45만원을 재돌파했다. 올해 초 36만원선이었던 금 한 돈 가격은 5개월 만에 25.3%나 상승했다.
금 가격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확산되면서 상승했다. 세예드 리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중동 정세 불안이 커진 것이다. 이로 인해 안전자산인 금 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널토 트레이딩 그룹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닐 윌슨은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후 금과 구리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은 11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고 언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시장에 대한 연착륙(안정기)을 시도한 것도 금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급격히 증가하는 미국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에 대한 매수세가 커진 것이다. 연준 인사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 속에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배제하면서도 너무 섣부른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는 향후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 금 뿐만 아니라 은과 아연에도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값은 달러 및 금리 강세 환경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국의 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제 은 가격도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며 "현재 금·은 가격 비율은 85∼90배 수준으로 2000년 이후 평균(68배)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광 생산 증가세 둔화로 구리 가격의 하단이 상승했다"며 "아연도 정광 공급 감소 영향으로 TC(제련 수수료)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현재 금속 가격을 감안하면 1분기 대비 2분기 판매가격은 은 15%, 아연 13%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유망종목은 KBI메탈과 대창, 고려아연 등 원자재 관련주다. KBI메탈은 지난 3월 6일 1279원에서 지난 21일 4745원으로 270%나 급등했다. 이 종목은 21일 52주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KBI메탈은 전선용 소재 및 자동차용 전장품을 생산, 판매하는 업체로 구리 가격 급등에 따른 수혜주로 분류된다.
대창은 같은 기간 1322원에서 2329원으로 76.17% 뛰었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가격제한폭인 29.84%까지 급등한 바 있다. 대창은 황동봉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고려아연은 지난 3월 6일 43만5000원에서 지난 21일 54만60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 3개월 만에 25.22%나 급등했다. 고려아연은 제련 및 비철금속 전문업체로 금, 은 등 비철금속을 가공한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원자재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며 "하반기에는 공급 조절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조업 경기의 회복과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시작으로 원자재 수요까지 회복돼 전반적인 가격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