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통역'·'메시지 번역'·'서클 투 서치' 기능 등 탑재해 눈길
AI에 방점…지난해 애플에 내준 '스마트폰 왕좌' 탈환할 지 관심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소비자들은 앞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통화와 문자메시지, 검색, 카메라 등에서 이전과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첫 스마트폰을 공개하고 'AI 스마트폰 시대'의 서막을 알리면서다.
삼성전자는 18일 오전 3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4'를 열고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전작과 같이 울트라·플러스·기본 등 3가지 모델로 공개됐으며,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갤럭시 AI가 탑재된 전 세계 첫 AI 폰이다. 이를 기반으로 통화 중 '실시간 통역' 서비스와 모바일 메신저 앱에서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웹 서핑, SNS, 유튜브 등 사용 중 궁금한 사안이나 정보 확인을 위해 검색이 필요할 경우, 어느 화면에서나 동그라미를 그리기만 하면 쉽고 빠르게 검색을 시도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구글과의 협업을 거쳐 탄생한 '서클 투 서치' 기능이 탑재되며 가능해졌다.
여기에 AI 기반의 '프로비주얼 엔진'을 적용해 줌 기능부터 '나이토그래피'까지 전작과 비교해 보다 안정된 화질을 제공하는 등 카메라 성능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특히 기기 안에서 AI 연산이 대부분 이뤄지는 '온디바이스 AI' 방식을 적용,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에 연결되지 않아도 이용자들이 이러한 기능들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눈에 띈다. 아울러 기존 클라우드 방식의 생성형 AI도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AI'를 통해 서비스 개선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가 새로운 모바일 폰 시대를 여는 전략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정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스마트폰 상품기획 담당 프로는 이날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갤럭시 신제품 미디어 브리핑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폴더·슬라이드폰 등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듯 모바일 시장에서 새 시대를 열어갈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고민 끝에 찾아낸 것은 AI다. AI가 세상을 바꾸는 혁신이 될 것이며 그 중심에서는 갤럭시 S24가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시리즈를 통해 애플에 내준 '스마트폰 왕좌'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2억3460만대(20.1%)를 기록하며 2억2660만대에 머무른 삼성전자(19.4%)를 누르고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에 올랐다.
IDC는 삼성전자가 1위를 놓친 것이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AI 기기의 확산을 꼽았다. 이를 위해 갤럭시 S24 시리즈에 최초로 AI를 탑재한 데 이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전작인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갤럭시 Z폴드5·플립5, 갤럭시탭 S9 시리즈 등에 갤럭시 AI를 확대 적용, 모바일 AI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언팩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가 AI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접점이 돼 점점 더 많은 기술이 모바일에서 활용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올해 약 1억대의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 AI를 제공해 모바일 AI의 글로벌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