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늪' 누가 먼저 탈출하나…LG생건‧아모레 美 공략 사활
상태바
'부진 늪' 누가 먼저 탈출하나…LG생건‧아모레 美 공략 사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모레, 미국‧유럽시장 공략 위해 코스알엑스 인수…라네즈 현지 인지도↑
LG생건, 더후 미국시장 진출…빌리프·더페이스샵으로 글로벌 MZ 공략
라네즈 글로벌 앰배서더 시드니 스위니
라네즈 글로벌 앰배서더 시드니 스위니. 아모레퍼시픽 제공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중국 화장품 사업의 가파른 성장에 몸집을 불렸던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년 연속 중국사업에서 고전하며 '부진 늪'에 빠졌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1~3분기에 이어 4분기 역시 우울한 성적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양사는 올해 중국을 대신할 미주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며 부진 늪 탈출에 속도를 낸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이 미국과 유럽 시장을 공략할 무기로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9000여 억원을 투자해 최근 뷰티 브랜드 코스알엑스 인수합병을 하며 공격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 몇 년 간 북미와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려 왔으며, 브랜드 라네즈를 앞세워 2022년부터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매출 상승세를 탔다.

10일 화장품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하락할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중국 사업의 적자와 면세 채널의 매출 부진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을 전년동기 대비 9.0% 감소한 1조6459억원, 영업이익은 67.6% 급감한 418억원으로 전망했다. 4분기 화장품 부문은 중국향 화장품 실적부진 여파에 따라 영업적자 8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봤다.

아모레퍼시픽도 우울한 4분기 성적표를 받는다.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9.7% 하락한 982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4% 급감한 26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 중국법인의 영업적자는 3분기에 이어 비슷한 수준인 246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양사의 실적 부진은 화장품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지난 2021년 4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의 2022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1.2% 감소한 7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44.9% 감소한 7111억원이다. 아모레퍼시픽 2022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5.0% 하락 한 4조134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7.6% 감소한 2142억원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23년 1~3분기 실적도 저조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5조2376억원, 영업이익은 25.8% 감소한 4323억원이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9.3% 감소한 3조3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8% 줄어든 1933억원이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모두 부진한 해외사업 실적의 돌파구로 북미, 유럽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은 공격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1월경 북미와 유럽에서 이미 인지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화장품 브랜드 코스알엑스 인수를 마무리했다. 코스알엑스는 아마존에서 2018년부터 리뷰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 622만개의 리뷰를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다.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를 앞세워 해외사업 실적 개선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BTS I AMOREPACIFIC 립 슬리핑 마스크'로 미국, 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힌 브랜드 라네즈를 앞세워 현지에서 매출 고성장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미국 시장에 한정됐던 라네즈 브랜드 모델 배우 시드니 스위니(Sydney Sweeney)와 세계 40여개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를 전 세계 주요 시장으로 확장하며 '립 슬리핑 마스크', '립 글로이 밤', '워터뱅크 크림', '크림 스킨 토너', '워터 슬리핑 마스크' 등 브랜드의 글로벌 베스트 셀러와 신규 혁신 제품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올 한해 라네즈의 신제품 출시가 줄줄이 예정됐다.

업계도 아모레퍼시픽의 행보와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라네즈와 코스알엑스을 내세워 오는 2027년에는 해외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년간 리브랜딩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엔진 상품 육성에 집중해 3년 내 엔진 상품 매출 비중을 20%에서 50%로 확대하고 글로벌 리밸런싱 측면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들로 지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해외사업 부문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전체 해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지만 북미, 유럽 시장을 놓고 보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북미는 라네즈, 설화수 등 주요 브랜드의 견조한 실적으로 매출 83% 성장했고, 유럽은 라네즈가 성장을 견인하며 전체 매출 37% 성장을 이끌었다. 2023년 1~3분기에도 미주에선 주요 브랜드의 고객 접점 채널 다변화로 매출이 성장했고 유럽에서도 라네즈를 앞세워 인플루언서 초청 행사,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인지도 확대한 것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LG생활건강도 올 한해 북미, 유럽 등 해외사업에 집중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3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더후의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글로벌 MZ세대 타깃 브랜드로 빌리프, CNP, 더페이스샵(TFS)을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