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탈통신'에 속도를 올린다. 주력인 이동통신 사업이 한계에 봉착하며 새로운 수익모델로 '화물 운송 중개업'을 낙점한 모습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2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가구원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93.4%에 이른다. 국민 10명 중 9명가량은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는 2019년 11월부터 4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인구마저 지속적으로 줄며 통신사들이 가입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통신사들의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성장세도 둔화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3150만8059명이다. 7월 대비 40만7956명 늘었지만, 올 초와 비교해 가입자 증가 폭이 지속해서 줄고 있다.
통신 사업자들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앞으로 통신 사업자들은 기존의 통신 사업 외에도 미래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인 통신사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은 화물 운송 중개 시장이다. 통신 3사는 화물 중개·운송 플랫폼을 앞다퉈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화물 운송 중개 디지털전환(DX) 플랫폼 '화물잇고'를 이달 중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화물잇고는 주선사와 차주 사이에서 적정 화물 매칭·빠른 배차를 제공하는 스마트 배차 서비스다. 화물 접수에서부터 배차, 운송, 정산, 거래처 관리 등 화물 중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플랫폼 안에서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선사가 전용 웹을 통해 화물을 등록하면 차주들이 모바일 앱을 통해 원하는 화물을 직접 선택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LG유플러스는 화물잇고를 차주들을 위한 '화물차 포탈 서비스'이자 '주선사를 위한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에 앞서 SK텔레콤과 KT도 화물 운송 중개 시장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 관계사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2월 최적 운임 조회, 빠른 운임 정산 등을 제공하는 '티맵 화물' 서비스를 출시했다.
KT의 경우 디지털 물류 전문 그룹사인 롤랩이 지난해 5월 화물 중개·운송 서비스 '브로캐리'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운송 관제, 화물 추천 등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2.0 버전을 출시했다.
통신사들의 경우 화물 운송에 필요한 통신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플랫폼을 통한 화물 운송 중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로 꼽힌다. 타 업계보다 존재감을 키우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됐다.
아울러 화물 운송 중개 시장이 3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시장인 점도 시장 진출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례로 브로캐리는 출시 1년 만에 차주 회원 1만명을 돌파하고 160개 이상 중대형 화주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 운송 중개 시장은 기존 플랫폼 사업자 중심에서 통신사 등 여러 ICT 기업들의 신규 참여로 주목 받는 시장이 되고 있다"며 "통신사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한 관제시스템 역량이 높아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사업 진출에 유리한 만큼 향후 관련 사업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