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체율 1.15%, 8년9개월 만에 최고…저축은행 6.42%
최근 수년간 코로나19와 경기 부진 충격을 금융기관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 가운데 더 이상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2분기(4∼6월)에만 자영업자 대출 잔액과 연체액이 각 9조원, 1조원 이상 더 늘어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고, 연체율도 2금융권을 중심으로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더구나 당분간 국내외 고금리 통화 긴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경기 회복도 불확실한 만큼, 한계를 맞는 자영업자 수와 이들의 부실 대출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 2분기에만 자영업 대출 9.5조·연체액 1조 또 늘어
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기말 기준)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천43조2천억원으로 다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자영업자 대출 현황은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1천14조2천억원) 이후 네 분기 연속 1천조원을 넘어섰고, 1분기(1천33조7천억원)와 비교해 불과 3개월 사이 9조5천억원이나 더 불었다.
같은 기간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1조원 또 늘어 역대 가장 많은 7조3천억원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연체율 상승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1분기(1.00%)보다 0.15%포인트(p) 높아졌다.
1.15%는 2014년 3분기(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자영업자 연체율이다.
◇ 2금융권 자영업자 연체율, 2분기 0.4%p↑…7년 6개월 내 최고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조짐은 비(非)은행 2금융권에서 뚜렷했다.
2분기 기준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 0.41%, 2.91%로 집계됐다. 석 달 사이 은행에서 0.04%p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에서는 0.37%p나 급등했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6년 3분기(0.43%) 이후 6년 9개월 만에, 비은행권 연체율은 2015년 4분기(3.05%)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권을 다시 세부업권으로 나눠보면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2.52%), 저축은행(6.42%),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1.97%)의 2분기 연체율이 3개월 사이 0.30%p, 1.25%p, 0.17%p씩 높아졌다.
한은 시계열 확인 결과, 저축은행 연체율은 2016년 3분기(6.91%)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