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입맛 잡아라"…먹태·청양마요 등 '어른 과자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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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입맛 잡아라"…먹태·청양마요 등 '어른 과자의 습격'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0월 02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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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과자 전성시대…농심 먹태깡 시작으로 관련 제품 출시 '봇물'
먹태깡 판매량 600만봉 돌파…롯데웰푸드·편의점 제품도 '품귀현상'
저출산 영향으로 '어른 입맛' 공략…새 수익원 창출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먹태깡'발 '어른 과자' 신드롬이 스낵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농심 먹태깡에 이어 유사한 콘셉트로 출시된 노가리칩·청양마요맛 과자도 출시와 함께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그야말로 먹태, 노가리 등 어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안주맛 과자들이 전성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저출산의 영향으로 스낵 시장의 주요 타깃층이 어린이에서 성인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4.4%(1만1000명) 감소한 2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래 인구 구성의 변화가 확실한 만큼 어린이를 타깃으로 했던 제과업체들에게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수 과제가 됐다. 이에 따라 술안주와  어울리거나 청양마요 등 어린이에게는 다소 매울 수 있는 맛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등 '어른'을 타깃으로 한 제품 개발·출시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어른 과자 열풍을 일으킨 주역 농심 먹태깡이다. 먹태깡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석 달만에 판매량 600만봉을 넘어섰다. 

먹태깡은 당초 새우깡의 후속 제품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맥주 안주로 인기가 많은 먹태의 맛을 스낵에 접목했다. 먹태 특유의 감칠맛에 청양마요맛 소스를 곁들여 짭짝하면서 알싸한 맛으로 맥주와 찰떡 궁합을 이루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맥주 안주로 어울리는 스낵', '진정한 어른용 과자'라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인기가 확산되면서 품귀현상도 빚어졌다.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먹태깡 판매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26일 기준 한 봉지 당 2500원~4000원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편의점에서 한 봉지에 170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5배~2.4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결국 농심은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초기에 부산공장에서 생산했던 것을 아산공장으로 확대해, 주당 30만봉 수준이던 생산량을 현재 60만봉으로 2배 이상 늘렸다.

먹태깡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자, 롯데웰푸드는 대항마로 '오잉 노가리칩'을 선보였다. 오잉 노가리칩은 오잉 제품을 리뉴얼하면서 맥주와 잘 어울리며 어른들이 즐겨 먹는 술안주를 콘셉트로 잡아 선보인 제품이다. 9월 4일 롯데웰푸드 '스위트몰'과 전국 편의점 판매를 시작으로, 현재 대형마트, 슈퍼 등으로 유통망을 넓혔다.

오잉 노가리칩 역시 출시 직후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한때 편의점에서는 발주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추가 물량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여전히 발주량 제한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을 정도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출시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누적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았다"면서도 "거래량의 물량 요청이 지속되고 있고, 생산량을 30% 이상 늘렸음에도 수요를 못 따라갈 정도로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먹거리 트렌드를 선도하는 편의점들도 어른 과자의 인기에 올라탔다. CU는 자체 브랜드(PB) '헤이루'를 통해 '청양마요맛 새우칩'을 선보였고, GS25와 세븐일레븐은 각각 '먹태쌀칩 청양마요맛', '먹태이토'를 내놨다. 

CU와 GS25는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CU 청양마요맛 새우칩은 출시 이후 판매량 10만개를 기록했고, PB 스낵 중 판매량 1위 자리까지 꿰찼다. 세븐일레븐 먹태이토의 경우 19일 신상품으로 소개하면서 점주들로부터 발주를 받았지만, 관심이 쏠리며 초도 계약 물량이 소진돼 20일부터 발주 중단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 타깃층인 어린이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어른 세대'로 제과 업계들이 시선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타깃층 변화에 발맞춰 술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어른 입맛' 과자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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