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대구지역 향토 금융기관인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31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타이틀 달고 기존 시중은행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금융 메기'가 될 수 있을지 금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은 지난 6일 대구은행 3층 컨퍼런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10월쯤 시중은행 전환에 필요한 인가를 금융위원회에 신청해 본격적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나서는 이유는 현재 5대 시중은행 중심으로 은행업 과점체제가 형성됐고, 이자 장사에만 치중하는 관행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은행업 진입 문턱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저축은행의 경우 지방은행으로 전환을 신청할 경우 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구은행이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고 진행 과정에 착수한 것이다.
만약 검토 후 인가가 나면 대구은행은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1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컨설팅사와 협업하는 등 구체적인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또한 본점은 기존처럼 대구에 두고 은행 이름은 필요하면 변경을 검토할 예정이다. 수도권 등 지역의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스마트뱅킹인 'iM뱅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금융업계 일각에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진출을 엇갈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이 된다면 영업 범위가 전국으로 넓어지고 기업 가치도 오를 것"이라며 "이는 기업 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많은 자본을 끌어모으게 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대구은행은 성장·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 새 '금융 메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규모의 차이가 있는 만큼, 기존 시중은행과 경쟁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대구은행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4조8296억원으로 같은 기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자기자본이 각각 33조7233억원, 31조1673억원과 비교할 때 7분의 1 수준이다. 기존 시중은행 중 가장 규모가 작은 SC제일은행 자기자본 5조3137억원보다도 작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이 되더라도 기존 5대 은행 등과 경쟁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의 계기는 되겠지만 규모 면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차이가 있는 만큼, 단순히 시중은행 진입이라는 의미 부여에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