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김지훈 기자]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성장률이 낮아져도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도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것을 예고했다.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향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 대해 이처럼 밝혔다.
한은은 소비자물가에 대해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 증대 등으로 오름폭이 점차 낮아지겠지만 완만한 둔화 속도를 보이면서 당분간 5%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국제 유가 하락, 글로벌 공급 차질 완화 등으로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은 감소하겠지만 반대로 수요 측면에서 펜트업 효과(코로나19로 지연된 소비 재개)에 따라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회복되면 물가 상승률 하락을 막을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이어 "민간소비의 양호한 회복에 힘입어 잠재수준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최근 들어 수출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하강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글로벌 경기 하락세 등이 제기됐다.
금리 상승과 이자 부담 증가, 주택경기 하락의 역자산 효과(자산가치가 떨어져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에 따른 기업 투자 위축 등이 우려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한국 경제의 주요 위험 요소로 꼽았다.
한은은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 수준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며 "다수의 투자은행은 5% 내외로 보지만 일부는 연준의 긴축 의지 표명에 주목해 5% 중반까지 정책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착륙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4% 중반으로 예상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