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리 인상'에 속 타는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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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리 인상'에 속 타는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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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지훈 기자]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현상이 이어지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또 대폭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금융권 전체적으로 '금리 공포'가 덮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취약 차주가 많이 몰려있는 카드사는 차주 상환능력 악화로 속앓이는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3.00∼3.25%인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가 됐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 한국(3.0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벌어졌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0월에 이어 두 번 연속 '빅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시장금리가 오를 것이기에 대출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 이에 취약 차주가 많은 카드사는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카드사에 취약 차주 유입이 많은 것은 지금처럼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수요도 많은 시기엔 고객은 쉽고 빠르게 대출을 내고자 하는데 카드사의 리볼빙이 좋은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리볼빙은 카드 이용대금을 한꺼번에 결제하는 부담을 덜어주고자 일부 결제금을 이월하는 서비스다. 결제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이용 즉시 대출을 빌린 것으로 간주 돼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에 비해 고금리가 책정된다. 이월된 카드 대금은 대출로 취급돼 법정 최고금리(20%)에 육박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연체하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연체를 하게 되면 신용도 하락 등으로 생활에 제약이 따를 수 있는 만큼 높은 이자에도 리볼빙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볼빙뿐만 아니라 대환론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대환론은 카드론 연체자에게 갚아야 할 대출금을 다시 빌려주는 상품이다. 이에 자금이 원활하지 않은 차주들이 많이 이용한다. 문제가 되는 점은 이 대환론 잔액이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 9월 말 기준 대환론 잔액은 9498억원으로 작년 말 8837억원보다 7.5%(661억원) 증가했다.

지속적인 '금리 상승'은 연체자 양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카드사들의 속앓이는 그만큼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금융업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차주 상환능력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확대하는 등 대응했지만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해 새로운 대응 전략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대손충당금은 재무상태표의 자산으로 표기되는 대출금 등 채권에 대한 공제의 형식으로 계산되는 회수불능 추산액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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