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크리스티나 로머 경제자문위원장은 15일 NBC방송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반)이 튼튼하다고 믿고 있으며, 행정부는 단기적인 지표의 등락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흐름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로머 위원장은 "펀더멘털이 강하다는 뜻은 미국의 노동자들이 강건하고, 미국이 훌륭한 주식자본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면서 "일시적으로 우리는 높은 실업률과 국내총생산(GDP)의 대폭적인 감소 등 나쁜 상황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주말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미국 경제의 기초적으로 튼튼한 면에 집중한다면 , 훌륭한 기업과 근로자, 혁신과 역동성은 우리를 경제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실질적인 투자는 증가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면서 "이것은 미국 경제시스템의 안정성 뿐만아니라 정치시스템이 탁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로머 위원장의 이 같은 진단은 불과 3-4달전 대선기간에 미국의 경제체력이 형편없다고 주장했던 오바마 캠프 및 민주당의 입장과는 180도 다른 것이다.
특히 당시 오바마 후보 진영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강하다"는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겨냥해 "미국이 직면한 경제적인 도전과제를 이해하지 못한 채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있다"고 면박을 주었을 정도다.
또한 불과 몇주전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실장이 "기초체력면에서, (미국의) 경제는 약하다"고 말한 것과 비교해서도 큰 차이를 느끼게 하는 진단이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불과 50여일간 다우지수는 크게 떨어졌고, 실업률은 엄청나게 치솟는 등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주장할만한 환경자체가 조성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과 로머 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배경은 다우지수가 지난주 무려 9%의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월가를 중심으로 `경기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수 백억달러에 달하는 미국내 중국투자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자 "미국을 믿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경제 긍정론을 강조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경위에 어찌 됐든 백악관의 낙관적인 견해와는 달리 서민들의 일자리와 집을 빼앗아간 경기침체가 끝났다는 어떤 증거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오바마 정부의 경제관련 `레토릭'의 변화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도 "오바마 팀이 정치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경제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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